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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10의30제곱’은 뭐라 부를까…데이터 급증에 단위 접두어 4개 도입

등록 2022-11-20 15:41수정 2022-11-20 16:13

국제도량형총회, 31년만에 추가 의결
10의30제곱 ‘퀘타’, 10의27제곱 ‘론나’
“데이터 급증에 기존 표현으론 한계”
국제도량형국이 새로 도입한 국제단위계 접두어에 따르면 지구의 무게는 6론나그램이다. 국제도량형국 유튜브 갈무리
국제도량형국이 새로 도입한 국제단위계 접두어에 따르면 지구의 무게는 6론나그램이다. 국제도량형국 유튜브 갈무리

퀘타, 론나, 퀙토, 론토.

국제도량형국(BIPM)이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7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새로운 도량형 국제단위계(SI) 접두어 4개를 추가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10의30제곱은 ‘퀘타’(quetta), 10의27제곱은 ‘론나’(ronna), 소숫점 아래 30번째 자리는 퀙토(quecto), 27번째 자리는 론토(ronto)다.

예컨대 앞으로 10의 30제곱미터는 ‘퀘타미터’(quettameter = Qm), 10의 마이너스27제곱초는 ‘론토초’(rontosecond = rs) 등으로 부르게 됐다. 단위를 축약해 기호로 표기할 때는 퀘타는 ‘Q’, 론나는 ‘R’, 론토는 ‘r’, 퀙토는 ‘q’로 쓴다.

새로운 단위는 큰 숫자를 간편하게 표현하는 이점이 있다. 예컨대 이번 결정에 따라 지구의 질량은 약 6000요타그램에서 6론나그램(Rg)이 된다. 목성은 2퀘타그램(Qg), 전자는 1론토그램(rg)이다.

4년마다 열리는 국제도량형총회에서 단위 접두어가 추가된 것은 1991년 이후 31년만이다. 당시엔 10의 24제곱 ‘요타’와 21제곱 ‘제타’, 소숫점 21번째 자리 ‘젭토’, 24번째 자리 ‘욕토’가 도입됐다.

기존 국제단위계의 십진 배수와 분수.
기존 국제단위계의 십진 배수와 분수.

새 단위 접두어를 결정하는 네 가지 원칙

이번 의결을 주도한 영국 국립물리연구소(NPL)는 새로운 단위 접두어를 추가한 배경을 데이터 급증으로 설명했다. 이 연구소 계측학 책임자인 리처드 브라운 박사는 “현재 가장 높은 수의 접두어인 요타바이트로 데이터를 표현하는 것에도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퀙토와 론토를 추가한 것에 대해선 “높은 수의 반대편에 작은 수를 표현하는 단위를 대칭으로 추가하는 것이 합당하며, 이는 양자과학과 입자물리학에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운 박사는 “언론에서 데이터 저장량을 표현할 때 브론토바이트, 헬라바이트 등 공인되지 않은 접두어를 쓰는 것을 보고 도량형 단위를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구글은 2010년부터 10의27제곱을 표현할 때 ‘헬라’라는 접두어를 쓰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에 따르면 새 접두어를 도입하는 데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다른 곳에서 사용하는 축약 기호가 돼선 안 된다. 비공인으로 쓰이고 있던 브론토와 헬라는 축약 기호인 B와 H가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이어서 제외됐다. 다른 단위에서 아직 접두어 기호로 사용되지 않은 유일한 알파벳은 ‘R’과 ‘q’였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둘째 큰 수는 ‘a’로, 작은 수는 ‘o’로 끝나야 한다.

셋째 그리스어나 라틴어에서 숫자를 표현하는 소리와 비슷해야 한다. 예컨대 론나와 퀘타는 그리스어의 9와 10을 뜻하는 엔네아(ennea)와 데카(deka)와 발음이 비슷하다.

넷째 오해 소지가 있는 건 피해야 한다. 접두어로 제안됐던 것 가운데 하나인 ‘퀘카’(quecca)는 포르투갈어의 욕설과 비슷하다는 것이 지적돼 기각됐다.

브라운 박사는 새로운 단위 접두어는 앞으로 20~25년간 큰 수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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