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창정2F 로켓이 29일 밤 고비사막의 주취안위성발사기지에서 선저우 15호를 싣고 이륙하고 있다. 중국국가우주국 제공
중국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의 마지막 절차에 들어갔다.
중국 유인우주국은 29일 밤 11시8분(한국시각 30일 0시8분) 고비사막의 주취안위성발사기지에서 우주비행사 3명이 탑승한 선저우 15호를 창정2F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이어 선저우 15호는 6시간30분 후인 30일 오전 5시42분(한국시각 6시42분) 톈궁에 도착해 중심 모듈인 톈허에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로써 2021년 4월 톈허 발사로 시작된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11차례의 발사 임무가 1년 7개월만에 모두 마무리됐다.
선저우 15호 우주비행사들은 지난 6월부터 이곳에서 건설 작업을 해온 선저우 14호 우주비행사 3명의 환영을 받으며 톈허 모듈로 진입했다. 선저우 15호 우주비행사들은 앞으로 1주일간 선저우 14호 우주비행사들과 임무 교대를 한 뒤 12월 중 톈궁 우주정거장 첫 원정대로서의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의 첫 공식 임무를 수행하는 선저우 15호의 우주비행사 3인이 지상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유인우주국 제공
이들은 내년 5월까지 6개월간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3개 모듈의 장기 거주 시스템을 검증하는 한편, 15개의 과학 실험 장치를 설치하고 40가지 이상의 과학 실험과 3~4회의 선외 우주유영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주비행사들은 출발 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유엔우주국, 유럽우주국과 공동으로 선정한 다수의 우주과학 응용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관련 장비가 중국 우주정거장에 도착해 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톈궁은 T자형 구조로 중심 모듈 톈허와, 실험 및 거주 겸용 모듈 원톈, 실험 전용 모듈 멍톈으로 구성돼 있다. 3개의 모듈을 합친 무게는 66톤이지만, 우주비행사와 화물을 실어나르는 우주선 3개가 도킹할 경우 총 무게는 100톤에 이른다.
톈궁은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크기는 3분의1, 무게는 5분의1 수준이다. 퇴역한 러시아 미르 우주정거장과 비슷한 크기다. 비행 궤도는 텐궁이 평균 고도 390km로 국제우주정거장(410~420km)보다 조금 낮다. 설계 수명은 10년이다. 중국은 앞으로 매년 유인 우주선 2대와 화물우주선 2대를 발사해 톈궁의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선저우 15호가 도킹한 뒤의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모습 상상도. T자형 3개 모듈에 선저우 우주선 2대와 톈저우 화물 우주선 1대가 도킹해 있다.
앞서 지난 12일 중국 유인우주국은 선저우 15호 우주비행사들이 사용할 화물을 실은 톈저우 5호 우주선을 발사했다. 이 우주선엔 우주비행사 3명이 6개월 동안 사용할 소모품과 보조 연료, 시험 장비 등 6.9톤의 화물이 실려 있다.
톈저우 5호는 특히 지구를 출발한 지 2시간만에 우주정거장에 도착해 도킹을 완료해 이 부문에서 세계 최단시간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우주정거장 최단시간 도착 기록은 2020년 10월14일 러시아 유인우주선 소유스가 세운 3시간3분이었다.
중국 유인우주국은 2017년 톈저우 1호 때는 발사에서 도킹까지 이틀이 걸렸으나 이후 기술 개발을 통해 텐저우 2호는 8시간, 톈저우 3호와 4호는 6.5시간으로 계속 시간을 단축시켰다고 밝혔다.
중국이 달성한 ‘발사-도킹 2시간’은 향후 다른 나라의 기술 개발 방향에 새로운 기준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우주 화물 수요가 늘어나거나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빠른 운송 능력이 우주 경쟁력의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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