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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치명률은 U자 곡선을 그린다

등록 :2022-11-30 10:08수정 :2022-11-30 10:17

데이터로 보는 ‘한국의 코로나19 3년’(6)
3부 : 델타에서 오미크론까지
백신은 초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예방 효과가 매우 컸다. 김혜윤 한겨레 기자
백신은 초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예방 효과가 매우 컸다. 김혜윤 한겨레 기자

백신은 감염 자체를 예방하기도 하지만 감염이 되었어도 위증증과 사망으로부터 보호하기도 한다. 화이자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에서 감염 예방효과는 95%였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은 약 4만명으로 그중 반은 플라시보(placebo)라고 불리는 가짜 백신을 접종했고, 반은 진짜 백신을 접종했다. 가짜 백신을 접종한 그룹에서는 162명의 확진자가, 진짜 백신을 접종한 그룹에서는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어느 그룹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모더나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에서 감염 예방효과는 94%였다. 가짜 백신을 접종한 그룹에서는 185명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진짜 백신을 접종한 그룹에서는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가짜 백신을 접종한 그룹에서 한 명 나왔지만, 진짜 백신을 접종한 그룹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접종하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적어도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예방효과는 상당히 컸다. 임상시험 후에 국가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백신 접종 결과에서는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도 상당히 큰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12월8일 영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한 요양원의 할머니가 1호로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비비시 방송 화면 갈무리
2020년 12월8일 영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한 요양원의 할머니가 1호로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비비시 방송 화면 갈무리

영국 데이터가 말해주는 백신의 사망 예방효과

2020년 12월8일 세계 최초로 국가가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시작한 나라는 영국이다.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 전인 2020년 11월 한 달 동안 영국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1만2786명이었다.

신규 확진자수 규모가 매우 크고 접촉자 추적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영국은 감염 시점 대비 평균 확진 시점이 한국보다 더 늦었을 것이고, 그만큼 확진과 사망 사이의 시차는 상대적으로 짧았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확진과 사망 사이 시차를 14일로 가정하면, 11월에 사망한 사람은 10월17일~11월16일 사이에 확진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영국에서 확진된 사람은 69만6354명이다. 11월 사망자수를 이 숫자로 나눈 확진자 치명률은 1.84%다.

그림 3-1.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의 확진자 치명률과 접종 후의 확진자 치명률 비교. 확진과 사망 사이의 시차는 14일로 가정했다.
그림 3-1.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의 확진자 치명률과 접종 후의 확진자 치명률 비교. 확진과 사망 사이의 시차는 14일로 가정했다.

영국에서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과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접종이 충분히 시행된 2021년 6월 사망자수는 499명이다. 11월 사망자 1만2786명의 25.6분의 1이다. 영국의 확진-사망 시차로 가정한 14일을 반영하면 6월 사망자들의 확진 시점은 5월17일~6월16일 사이다. 이 기간에 영국에서 확진된 사람은 15만5992명이다. 11월 확진자 69만6354명의 4.5분의 1이다. 이 숫자로 계산한 확진자 치명률은 0.32%다. 2020년 11월 확진자 치명률의 6분의 1 수준이다.

영국에서 확진자수가 줄어든 비율보다 사망자수가 줄어든 비율이 더 큰 이유는 백신 접종률과 관계있다. 영국에서는 4월 말까지 국민의 51.1%가 1차 백신 접종을 마쳤고 22.3%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큰 사람부터 백신을 접종하는 걸 고려하면 4월 말에는 고령층과 다른 질환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인구 센서스 분석에 의하면 영국 인구에서 60세 이상 비율은 22%다. 이를 고려하면 영국의 60세 이상 백신 접종은 4월 말에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 감염 사망자의 약 90%가 60세 이상에서 나온다. 따라서 충분한 백신 효과가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과 확진-사망 시차를 고려하면 6월1일 이후 사망자의 대부분은 4월 말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연령층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4월 말까지 1차 접종도 하지 않은 사람은 영국 인구의 48.9%에 달한다. 5월 말까지로 봐도 전체 인구의 41.3%가 1차 접종도 하지 않았다. 주로 젊은 연령층인 이들은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를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대신 이들 중에서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망자수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았다. 종합하면 확진자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감염 예방효과를 보지 못한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나왔지만, 사망자 대부분은 백신 접종을 마무리해 사망 예방 효과를 보는 나이 많은 연령층에서 나왔다. 결국 더 큰 비율로 줄어든 사망자수를 상대적으로 더 작은 비율로 줄어든 확진자수로 나눠 계산하는 확진자 치명률은 백신 접종 전보다 많이 낮아진다.

백신 접종 전인 2020년 11월 확진자 치명률과 비교해, 고령층 백신 접종이 마무리된 상황에서의 6월 확진자 치명률이 6분의 1로 낮아진 것은 백신의 사망 예방효과가 상당히 높았음을 시사한다. 물론 검사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으면서 감염자를 더 많이 찾아낸 결과 확진자 치명률이 낮아진 것일 수도 있다.

접종률 높아지면 치명률 줄었다 다시 증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2021년 후반에 이르러 3차 또는 그 이상 접종하는 것을 권고하지만, 그 이전에는 두 번 접종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1차 접종보다 2차 접종을 마쳤을 경우에 보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접종률이 증가함에 따라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변하고 2차 접종률이 증가할 때도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변한다.

이에 따라 확진자 치명률도 변한다.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접종률이 올라가는 초기에는 사망자수가 확진자수보다 더 많이 줄면서 확진자 치명률이 낮아지지만,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높아지면 오히려 확진자 치명률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도 일어난다.

아주 간단한 모델을 보자. 그림 3-2의 왼쪽 표에 제시한 것과 같이 인구는 7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 고르게 분포해 있고 연령별 치명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다고 하자. 70세 이상은 전체 인구의 8분의 1인 12.5%, 60~69세도 8분의 1인 12.5%, 50~55세도 8분의 1인 12.5%라는 식이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을 경우 확진자 치명률은 70세 이상은 13%, 60~69세는 2%, 50~59세는 0.7%, 40~49세는 0.2%, 30~39세는 0.1%, 30세 이하면 0%라고 하자. 이러한 연령별 치명률은 표 3-1에 정리한 한국의 실제 연령별 치명률을 참조해 설정했다. 나이에 관계없이 골고루 감염되면 치명률은 2%다. 백신 접종 전에 연령대별로 1천명씩 총 8천명이 확진되면, 그중 160명이 사망하면서 확진자 치명률은 2%가 된다.

이 모델에서 감염자와 접촉하는 확률을 유지하기 위해 전 국민이 아닌 무작위로 선택한 일부 국민을 백신 접종 대상으로 선정하고,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국민 사이의 코로나19 유행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한다. 백신 접종은 선택한 대상 중에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대상자의 90%까지 접종한다고 하자. 백신은 한 번만 접종해도 감염 예방 효과는 80%, 사망 예방효과는 90%라고 하자. 여기서 감염 예방 효과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중에 확진자가 나오는 비율과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 중에 확진자가 나오는 비율을 비교한 값이다. 사망 예방 효과도 마찬가지로 백신 미접종자 중 사망자가 나오는 비율과 백신 접종자 중 사망자가 나오는 비율을 비교한 값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2번 접종이 기본이고, 백신 효과도 2주 정도 지나야 나타나지만 이런 것까지 고려하면 계산이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훨씬 간단한 모델을 만들었다.

그림 3-2. 인구가 나이에 따라 고르게 분포하고 확진자 치명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커지는 간단한 모델에서 백신 접종률에 따라 확진자 치명률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그림. 계산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백신은 한 번 접종으로 감염 예방효과와 사망 예방효과가 바로 나타난다고 가정했다. 이 모델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33.75%일 때 치명률이 최저가 된다. 실제 상황에서는 백신을 2차례 이상 접종하고, 백신 접종 후 감염과 사망 예방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차가 필요하다. 백신을 접종하면 확진자수가 줄고 줄어든 확진자수는 다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을 줄이는 것이 반복되는 연쇄적인 감염 확산 감소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그림 3-2. 인구가 나이에 따라 고르게 분포하고 확진자 치명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커지는 간단한 모델에서 백신 접종률에 따라 확진자 치명률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그림. 계산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백신은 한 번 접종으로 감염 예방효과와 사망 예방효과가 바로 나타난다고 가정했다. 이 모델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33.75%일 때 치명률이 최저가 된다. 실제 상황에서는 백신을 2차례 이상 접종하고, 백신 접종 후 감염과 사망 예방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차가 필요하다. 백신을 접종하면 확진자수가 줄고 줄어든 확진자수는 다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을 줄이는 것이 반복되는 연쇄적인 감염 확산 감소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이 모델을 계산한 결과를 보자. 백신 접종률이 11.25%에 이르면 전체 접종 대상자의 12.5%를 차지하는 70세 이상의 90%가 접종을 마친다. 이 연령대에서 백신 접종 전에 100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면, 백신 접종 후에는 1천명중 백신을 접종한 90%에서는 감염 예방 효과로 확진자가 80% 줄고 접종하지 않은 나머지 10%에서는 확진자가 백신 접종 전처럼 나온다. 결국 280명(=1000×0.9×0.2 + 1000×0.1)의 확진자가 이 연령대에서 나온다. 이 연령대에서 사망하는 사람은 접종 전에는 확진자수 1000명의 13%인 130명이 나왔지만, 접종 후에는 130명 중 백신을 접종한 90%에서는 사망 예방 효과로 사망자의 90%가 줄고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나머지 10%에서는 백신 접종 전처럼 나온다. 결국 24.7명(=130×0.9×0.1 + 130×0.1)의 사망자가 이 연령대에서 나온다.

백신 접종률이 11.25%일 때 전 연령대를 합쳐 치명률을 계산해보자. 70세 이상만 백신 접종을 했으니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7000명과 30명으로 백신 접종 전과 똑같이 나온다. 여기에 70세 이상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를 더하면, 확진자수는 7280명(=7000+280)이고 사망자수는 54.7명(=30+24.7)명이다. 확진자 치명률은 0.751%(=54.7÷7280)다. 백신 접종 전 2%였던 확진자 치명률보다 많이 줄었다. 60세 이상 연령대까지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어 접종률이 22.5%가 되면 확진자 치명률은 0.587%가 되고 50세 이상 연령대까지 접종이 마무리되어 접종률이 33.75%가 되면 확진자 치명률은 0.562%로 가장 낮아진다.

하지만 이후에는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 오히려 확진자 치명률이 더 증가한다, 젊은 연령층에서는 접종 전에도 사망자가 거의 안 나왔으므로 백신 접종으로 사망자수가 감소하는 효과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확진자수는 백신 접종 후에 감염 예방효과로 많이 줄어든다. 결국 젊은 연령대까지 접종되면 이 연령대에서 사망자수는 원래 거의 없었고 확진자수는 많이 감소하기 때문에 사망자수를 확진자수로 나눠 계산하는 확진자 치명률은 다시 증가한다. 전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면 확진자 치명률은 1.357%까지 올라간다.

대신 사망자수 자체는 백신 접종하기 전과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다. 종합하면 백신 접종으로 사망자는 확실하게 감소하지만, 확진자 치명률은 처음에는 상당히 큰 폭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실제 상황은 지금까지 다룬 모델처럼 간단하지 않다. 백신도 두 번 이상 접종하고 매번 접종할 때마다 예방 효과가 다르다. 예방 효과도 접종 후 2주는 돼야 충분히 올라간다. 접종 후 두 달 이상 지나면 효과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한다. 백신 접종을 하면 감염 예방효과로 감염자가 감소하고, 그만큼 감염 확산도 덜 이뤄지면서 2차 감염이 준다. 이는 다시 3차 감염을 줄이는 식으로 연쇄적으로 감염자가 줄어들면서 확진자수는 간단한 모델로 계산한 것보다 더 줄어든다. 감염자 또는 확진자가 줄면 사망자도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위에서 따진 것보다 확진자수와 사망자수의 절대 수치가 더 많이 줄어든다. 같은 연령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하기 때문에, 고령층만 백신 접종이 집중된 경우에도 그 연령층에서는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는 모델보다 더 많이 줄어든다.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가 낮아져도 확진자 치명률은 낮아진다

백신 접종 후 감염 예방 효과는 일정 시간 동안 유지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효과가 감소한다.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도 감염 예방 효과를 줄인다. 베타, 감마, 델타 변이가 나오면서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감소했다. 2021년 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더 강력해지고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는 훨씬 더 감소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확진자를 쏟아냈다.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감소하면 확진자도 늘어난다. 만약에 사망 예방효과가 감염 예방효과만큼 감소하지 않으면 사망자수는 상대적으로 덜 늘어나고 확진자수는 상대적으로 더 늘어나면서 사망자수를 확진자수로 나눠 계산하는 확진자 치명률은 감소한다. 그림 3-3은 그림 3-2에서와 같은 아주 간단한 모델에서 감염 예방효과가 변할 때 확진자 치명률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감염 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와 관계없이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을 때는 확진자 치명률이 감소한다.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올라가 젊은 연령층까지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젊은 연령대에서는 원래 사망자가 거의 나오지 않아서 사망자수 변화는 거의 없지만 감염 예방효과로 확진자수가 줄어들면서 확진자 치명률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다. 계산에서 설정한 아주 간단한 모델에서 감염 예방효과가 80%, 60%, 40%이면 백신 접종률이 45%일 때부터 확진자 치명률이 다시 증가하지만, 감염 예방효과가 20%인 경우에는 백신 접종률이 67.5%일 때부터 다시 증가한다. 사망 예방효과는 90%로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그런데 확진자 치명률이 증가하는 정도는 감염 예방효과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감염 예방효과가 크면 높은 백신 접종률에서 확진자 치명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반면, 감염 예방효과가 작으면 확진자 치명률이 증가하는 정도가 크지 않고 확진자 치명률 자체도 더 낮게 유지되는 것을 그림 3-3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감염 예방효과가 80%로 유지되는 경우, 백신접종률이 33.75%일 때 확진자 치명률이 0.562%였다가 백신 접종률이 90%이면 1.36%로 2배 이상 증가한다. 하지만 감염 예방효과가 20%로 낮게 유지되면, 백신접종률이 56.25%일 때 확진자 치명률이 0.428%였다가 백신 접종률이 90%이면 확진자 치명률이 0.463%가 되면서 아주 약간 증가하는 데 그친다.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가 낮을 때 오히려 확진자 치명률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3. 감염 예방효과에 따라 변하는 확진자 치명률. 사망 예방효과가 일정할 경우, 감염 예방효과가 낮으면 치명률이 더 낮아지고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치명률이 재상승하는 정도가 더 약해진다.
그림 3-3. 감염 예방효과에 따라 변하는 확진자 치명률. 사망 예방효과가 일정할 경우, 감염 예방효과가 낮으면 치명률이 더 낮아지고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치명률이 재상승하는 정도가 더 약해진다.

단기 확진자 치명률을 계산해야 하는 이유

백신 접종률에 따른 확진자 치명률의 변화를 보려면 누적 사망자수를 누적 확진자수로 나눠 계산하는 ‘누적 확진자 치명률’은 적절하지 않다. 과거의 백신 접종하기 전의 모든 확진자와 사망자 정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짧은 기간으로 나눈 다음 각각의 기간에만 확진된 사람수와 사망한 사람수로 계산하는 ‘단기 확진자 치명률’이 백신 접종률에 따른 변화를 보기에 적절하다.

단기 확진자 치명률을 계산하려면 신규 확진자수와 신규 사망자수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 값들은 매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하기도 하지만 매일 증가하는 누적 확진자수와 누적 사망자수로부터도 계산할 수 있다. 특정 날짜의 신규 확진자수는 그날까지의 누적 확진자수에서 그 전날까지의 누적 확진자수를 빼면 된다. 신규 사망자수도 마찬가지로 그날까지의 누적 사망자수에서 그 전날까지의 누적 사망자수를 빼면 된다.

그런데 신규 확진자수와 신규 사망자수를 보면 매일 변동이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신규 사망자수를 신규 확진자수로 나눠 계산하는 확진자 치명률에도 큰 변동이 생긴다. 이런 변동은 우리가 보려고 하는 변화를 묻어버려 잘 보이지 않게 만드는 일종의 잡음(noise)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신규 확진자수와 신규 사망자수에 나타나는 변동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변동을 제거하는 간단한 방법의 하나는 일정 기간의 평균값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전에 언급한 것처럼 여러개의 짧은 기간으로 나눠 기간별로 신규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를 더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데이터 수가 나눈 기간의 수로 줄어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 예로 100개의 데이터를 5개씩 묶어 20개로 나눈 후 평균을 계산하면 데이터 수가 20개로 줄어든다.

짧은 기간의 변동을 없애면서 데이터 수도 그대로 유지하려면 이동평균을 계산하면 된다. 데이터를 몇개씩 묶어 나누지 않고, 주위 값의 평균을 계산하는 작업을 모든 데이터 위치에서 반복하는 방법이다. 필터링(filtering) 또는 합성곱(convolution) 데이터 처리의 한 종류다. 평균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다듬질(smoothing) 효과가 나타나면서 변동이 줄어드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동평균은 주식 시세를 분석하는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의 변화를 보면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변동 패턴이 7일마다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3-4의 막대 그래프는 2021년 2~4월 3개월 동안 한국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얼마나 나왔는지를 보여준다. 전 구간에 걸쳐 주말 또는 월요일에 저점을 찍고 주중 수요일이나 목요일쯤에 고점을 찍는 변동 패턴이 7일마다 반복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이런 변동 패턴이 나타난다. 주중에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서 감염이 더 많이 늘어나고 주말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이 적어서 감염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수에 이런 7일 주기의 변동 패턴이 생기는 주요 이유는 검사량의 변화에 있다. 주중에는 정상적으로 검사하기 때문에 신규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만, 주말에는 검사 인력이 쉬면서 검사량이 대폭 줄어 신규 확진자수도 줄어든다. 그 결과로 신규 확진자수에는 7일 주기의 변동 패턴이 나타난다. 이는 주말에도 주중처럼 검사수를 많이 늘리면 신규 확진자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림 3-4. 2021년 2~4월 신규 확진자수와 (밝은 파란색 막대) 신규 확진자수의 7일 이동평균 (파란색 곡선). 신규 확진자수에 나타나는 7일 주기의 변동이 7일 이동평균 곡선에서는 사라진다.
그림 3-4. 2021년 2~4월 신규 확진자수와 (밝은 파란색 막대) 신규 확진자수의 7일 이동평균 (파란색 곡선). 신규 확진자수에 나타나는 7일 주기의 변동이 7일 이동평균 곡선에서는 사라진다.

7일 이동평균 곡선과 7일 주기 변동 패턴

검사량이 변하기 때문에 신규 확진자에게 나타나는 주기적인 변동 패턴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변동 패턴은 같은 주기의 이동평균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다. 7일을 주기로 증감하는 신규 확진자수의 경우는 7일 이동평균을 계산하면 된다. 월요일에는 이전 화요일부터 당일 월요일까지 7일간 신규확진자수를 더해 7로 나눠 평균을 계산하고, 다음날인 화요일에는 이전 수요일부터 당일 화요일까지의 신규 확진자수를 더해 7로 나눠 평균을 계산하는 식이다.

그림 3-4의 막대 그래프를 보면, 신규 확진자수가 증가하고 감소하는 변동 패턴이 7일마다 반복된다. 파란색 곡선은 신규 확진자수의 7일 이동평균이다. 신규 확진자수에 나타나는 7일 주기 변동 패턴이 7일 이동평균 곡선에서는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동평균을 계산하는 기간이 7일이 아니면 7일 주기로 반복되는 변동 패턴이 이동평균 곡선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다른 코로나19 데이터 분석에서도 7일 이동평균을 계산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데 신규 확진자수에서 나타나는 전반적인 변화가 이동평균 곡선에서는 약간 더 오른쪽으로 옮겨간 것을 볼 수 있다. 한 시점에서의 이동평균을 계산할 때 그 시점의 값과 이전 6일간의 값 평균으로 계산한다. 평균을 계산하는 기간의 중간 시점은 3일 전에 위치한다. 이 중간 시점이 평균값을 대표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평균값 계산 기간의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이동평균값을 나타내는 곡선에서는 원래 데이터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3일이 더 지난 후에 나타난다.

신규 사망자수에는 신규 확진자수만큼 뚜렷한 7일 주기의 변동 패턴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수보다 크기 자체가 훨씬 적은 신규 사망자수에는 통계적인 변동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이런 변동을 줄이는 데도 이동평균을 계산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7일 주기의 변동 패턴이 없어진 신규 확진자수 7일 이동평균과 통계적인 변동이 줄어든 신규 사망자수의 7일 이동평균으로 ‘단기 확진자 치명률’을 계산하면, 불필요한 변동에서 오는 값의 출렁임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이 경우에도 확진과 사망 사이의 시차를 반영해 단기 확진자 치명률을 계산해야 좀 더 정확한 치명률을 계산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1000명 또는 그보다 적을 때는 접촉자 추적을 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우 비교적 빨리 확진되기 때문에 확진-사망 시차는 길게 잡아야 한다.

하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수천명 이상이면 접촉자 추적이 어렵다.[8] 접촉자 추적을 못하면 그만큼 일찍 확진되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확진이 늦게 되면 확진과 사망 사이의 시차는 줄어든다. 따라서 신규 확진자수가 많은 경우에는 확진-사망 시차를 짧게 잡고 단기 확진자 치명률을 계산해야 좀 더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윤복원/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전산재료과학센터·물리학) bw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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