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가 2022년 4월24일(1211번째 화성일)에 찍은 마지막 셀카. 나사 제공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무인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 모든 활동을 끝내고 은퇴했다. 2018년 11월26일 화성에 착륙한 지 4년1개월만이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는 21일 인사이트와 2차례 교신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음에 따라 탐사선의 태양전지가 모두 고갈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나사는 지난달 “인사이트가 화성 궤도를 도는 우주선과의 통신을 두번 연속 놓치면 임무 종료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사이트가 지구와 마지막으로 교신한 때는 12월15일이었다. 나사는 만약을 대비해 계속해서 탐사선이 신호를 보내는지 관찰할 것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가 마지막으로 보낸 사진. 2022년 12월11일(1436번째 화성일)에 찍은 것으로, 앞에 보이는 것이 지진계다. 나사 제공
이동 않고 한 자리서 내부 구조 탐사
애초 설계 수명이 2년이었던 인사이트는 그동안 두 차례 임무 기간을 연장하며 탐사 활동을 했다. 그러나 태양전지판에 먼지가 계속 쌓이면서 최근 들어 전력이 거의 고갈됐다.
토머스 주버천 과학담당 부국장은 “탐사선과 작별하는 것은 언제나 슬픈 일”이라며 “인사이트가 보내온 지진계 데이터만으로도 화성 뿐 아니라 지구를 포함한 다른 암석형 천체에 대한 커다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는 화성의 표면을 이동하며 생명체 흔적 찾기에 중점을 둔 다른 탐사선과 달리, 한 곳에 머물며 지각 구조 등 화성의 내부를 살피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인사이트라는 이름은 ‘지진 조사, 측지학,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머릿글자에서 따왔다.
인사이트는 지난 4년여간
1319건의 지진을 감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지진은 지난 5월에 감지한 규모 5였다. 또 인사이트가
지난해 12월24일 감지한 규모 4의 지진은 화성정찰궤도선(MRO)의 사진 자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 운석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궤도선은 이 충격으로 땅속에 있던 얼음이 분출돼 나온 모습을 포착했다.
인사이트가 2019년 4월25일에 찍은 화성의 일몰. 나사 제공
땅속 5미터 탐사 목표는 달성 못해
그러나 두더지라는 이름의 도구로 지하 5m 깊이까지 구멍을 파 땅속 온도를 측정하려던 계획은 실패했다. 화성의 표토가 예상보다 단단해 땅속 40cm 정도까지 파고 들어가는 데 그쳤다. 대신 이 장치는 태양전지판의 먼지를 쓸어내는 도구 역할을 해 인사이트의 수명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나사의 화성 탐사선이 먼지로 인한 전력 고갈로 임무를 종료한 것은 '오퍼튜니티'(Opportunity)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2004년 1월 화성에 착륙한 오퍼튜니티호는 2018년 5월 말 먼지 폭풍으로 동면에 들었다가 연락이 끊겼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