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아침 지구를 최근접 비행할 소행성 2023BU 상상도. 나사 제공
탑차 크기 만한 소행성이 27일 그동안 관측된 역대 소행성 가운데 가장 가까이 지구에 접근한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크기 3.5~8.5미터로 추정되는 소행성 ‘2023 BU’가 26일 오후 7시27분(미 동부시각 기준, 한국시각은 27일 오전 9시27분) 지구 표면에서 불과 3600㎞ 떨어진 지점의 남미 남단 상공을 지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도 3만65000㎞의 정지궤도를 도는 통신위성보다 10배나 가까운 거리다. 지구 근접 통과시의 비행 속도는 초속 9.3㎞로 예상됐다.
나사는 “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나사는 “설령 지구에 충돌하더라도 크기가 작기 때문에 불덩어리로 변해 대부분 대기 중에서 타버릴 것”이라며 “잔해 중 일부가 작은 운석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소행성 2023BU의 이동 궤적(빨간색). 27일 아침 지구 표면에서 3600㎞떨어진 지점까지 다가온다. 녹색선은 고도 3만6000㎞의 정지궤도를 도는 위성 궤적이다. 나사 제공
이 소행성은 아마추어 천문학자 겐나디 보리소프가 지난 21일 크리미아반도 나우치니에 있는 사설 천문대에서 처음 발견했으며, 이후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센터(MPC)가 수십건의 추가 관측 결과를 종합해 이를 공식 확인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지구근접물체연구센터(CNEOS)의 스카우트 충돌위험평가시스템 개발자인 다비데 파르노키아는 “스카우트 분석 결과 이 소행성은 지금까지 기록된 지구 근접 물체 가운데 가장 가까이 오는 것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소행성 2023BU는 지구에 최근접한 뒤 궤도(빨간색)의 방향이 크게 바뀐다. 녹색선은 통신위성이 도는 정지궤도, 회색선은 달 궤도다. 나사 제공
총 3만1천여개 발견…올해 들어서만 100개 넘어
지구에 근접한 소행성은 행성의 중력 영향을 받아 궤적이 바뀌게 된다. 그런데 이 소행성은 지구와 너무 가까워서 기존 궤도가 크게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나사는 밝혔다.
지구와 조우하기 전에 소행성 궤도는 태양의 영향을 받아 대략 지구 궤도와 비슷한 원형이었으며 태양 공전 주기는 359일이었다. 그러나 지구에 최근접한 뒤에는 소행성 궤도가 더 길어져 태양을 기준으로 가장 먼 지점에 있을 때의 지구와 화성 궤도 사이 중간 지점으로 이동할 것으로 나사는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소행성의 공전 주기는 425일로 늘어나게 된다.
나사 집계에 따르면 25일 현재까지 관측된 지구근접소행성은 3만1130개이며 이 가운데 지름 140m 이상 중형 소행성은 1만381개, 지름 1㎞ 이상 대형 소행성은 859개다. 국제천문연맹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견한 지구근접소행성은 108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