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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하루 6분 강렬한 운동이 긴 저강도 운동보다 치매 늦춘다

등록 2023-02-10 10:00수정 2023-02-11 19:23

하루 6분 고강도 실내 사이클링 했더니
기억력 높여주는 BDNF 혈중 수치 급증
90분 저강도 사이클링보다 4배 더 많아
짧고 강렬한 유산소 운동이 뇌 건강을 지켜주는 단백질 생산량을 늘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짧고 강렬한 유산소 운동이 뇌 건강을 지켜주는 단백질 생산량을 늘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하루 6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 노년기까지 뇌를 건강하게 지켜낼 수 있는 가장 간편하고 효과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진은 실험 결과 짧고 강렬한 유산소 운동이 뇌의 건강 수명을 늘려주고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생리학저널’(The Journal of Physiology)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고강도 유산소 운동은 뇌 형성과 학습, 기억에 필수적인 단백질 생산량을 늘려준다. 아미노산 119개로 이뤄져 있는 이 단백질의 정체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다.

이 단백질은 그동안 동물 연구에서 신경가소성(뇌가 스스로 새로운 뉴런간 연결을 만들어가는 능력)과 뉴런의 생존율을 촉진함으로써 기억의 생성과 저장을 촉진하고 학습력을 향상시키는 등 인지 능력을 전체적으로 높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단백질의 효용을 높이는 약물은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연구를 이끈 오타고대 트래비스 기본스 교수는 따라서 약물 요법 대신 자연적으로 이 단백질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했다.

연구진은 많은 이들이 건강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단식과 운동의 효과를 연구 주제로 선정하고 18~56살의 실험참가자 12명을 모집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네가지 다른 섭식 및 운동법을 수행하도록 요청했다. 네가지는 △20시간 단식(간헐적 단식) △90분 저강도 사이클링 △6분 고강도 사이클링(40초 운동-20초 휴식 반복) △단식-저강도 사이클링 병행이었다.

실험 결과 네가지 요법 중 이 단백질의 혈중 수치를 가장 크게 증가시킨 것은 6분 고강도 사이클링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단시간의 고강도 운동이 장시간의 저강도 운동보다 더 효과가 크다는 데 주목했다.

6분간 고강도 사이클링을 한 경우 이 단백질 수치는 90분 저강도 사이클링이나 단식한 경우보다 4~5배나 많았다. 단식 요법에선 이 단백질 수치가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또 혈장 속의 BDNF 수치 증가는 단식이나 섭식에 상관없이 젖산(근육 속의 글리코겐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물질) 분비량 증가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장시간 저강도 운동을 병행하든 안하든 상관없이 20시간 단식한 경우와 비교해 볼 때 고강도 운동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나 짧은 고강도 운동과 다른 요법의 차이를 부른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단백질의 구조. 이 단밸질을 만드는 유전자는 염색체 11번에 있다. 위키미디어코먼스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단백질의 구조. 이 단밸질을 만드는 유전자는 염색체 11번에 있다. 위키미디어코먼스

운동중 뇌의 에너지원 전환과 관련 있는 듯

연구진은 일단 BDNF 수치 증가는 뇌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인 ‘뇌 기질 스위치(전환)’ 및 포도당 대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뇌 기질 스위치’란 뇌가 인체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선호하는 에너지원을 다른 데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뇌는 운동 중에 포도당 대신 젖산에서 에너지를 뽑아 쓴다. 그런데 뇌가 젖산을 에너지원으로 쓰면 혈중 BDNF 수치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또 운동 중 BDNF 증가는 이 단백질 저장소 역할을 하는 혈소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혈액 속을 순환하는 혈소판 수치는 단식보다 운동의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며 최대 20%까지 증가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운동이나 단식의 효과에 대한 아주 소규모 실험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치매 예방이나 뇌 노화와의 관계를 단정짓기에는 실험 데이터가 적다. 현재로선 뇌 건강법의 전체 퍼즐 가운데 하나의 조각을 추가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궁극적으로 짧은 고강도 운동은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편리하고 저렴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진은 실험 기간을 좀 더 늘린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선 단식과 운동을 병행할 경우의 효과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식과 운동 병행이 이 단백질을 생산하는 최적의 조합이라는 가설을 시험할 작정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연 연구진도 오타고대와 맥락을 같이하는 연구 결과를 지난 23일 ‘역학 및 지역 사회 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에 발표했다. 약 4500명의 허벅지에 운동측정기를 달고 7일 동안 추적한 결과 앉거나 눕고, 가벼운 활동을 하는 시간을 6~9분 정도의 중강도 또는 고강도 운동으로 대체한 경우 인지 점수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113/JP283582

Fasting for 20 h does not affect exercise-induced increases in circulating BDNF in humans

Journal of Physiology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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