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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유기농 딸기가 더 달았다면, 그건 착각이 아닙니다

등록 2023-03-07 10:01수정 2023-03-08 10:02

농약 성분이 딸기 세포 활동 방해
단맛과 향, 영양 성분 모두 떨어져
딸기를 고르는 가장 강력한 기준은 당도다. 픽사베이
딸기를 고르는 가장 강력한 기준은 당도다. 픽사베이

딸기 제철이 다가오자 요즘 식품업계가 딸기 맛을 추가한 제품을 내놓으며 판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딸기는 전통적으로 봄 과일의 대표격이었지만 요즘은 온실재배 덕분에 겨울과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빨리 자라는 봄딸기보다 성장기간이 긴 겨울딸기의 당도가 더 높은 것이 한 요인이다.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딸기를 고를 때 가장 우선하는 기준은 당도다. 농업진흥청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맛을 선택 기준으로 꼽았고, 그 가운데 64%가 단맛을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같은 딸기라도 당도에선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당도가 높은 딸기를 수확하려면 좋은 품종과 영양이 풍부하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 충분한 햇빛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국의 딸기 품종 중 단맛이 가장 많이 나는 것은 비타베리로 분석됐다. 이어 금실, 킹스베리 차례다.

한국에서 재배되는 딸기 품종들. 비타베리, 금실, 킹스베리 순으로 당도가 높다. 농촌진흥청 제공
한국에서 재배되는 딸기 품종들. 비타베리, 금실, 킹스베리 순으로 당도가 높다. 농촌진흥청 제공

딸기 크기와 색상엔 별 차이 없어

과학자들이 딸기의 당도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요인을 찾아냈다. 중국농업대 연구진은 농약이 딸기의 세포 메카니즘에 영향을 미쳐 단맛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농업 및 식품 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발표했다.

과일의 맛은 당도와 향이 어떻게 잘 어우러지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과일의 세포가 왕성하게 활동한 덕분이다. 그러나 농약은 과일의 세포 활동을 방해한다.

연구진은 딸기 재배에 널리 사용되는 농약(살균제) 보스칼리드(BOS)와 디페노코나졸(DIF)이 딸기 세포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같은 품종의 딸기를 세그룹으로 나눠 두 그룹엔 딸기가 열리기 전에 각각 보스칼리드와 디페노코나졸을 뿌려주고, 나머지 한 그룹엔 아무런 농약도 주지 않았다.

딸기가 열린 뒤 비교한 결과, 농약을 줬든 안줬든 상관없이 세 그룹의 딸기는 크기와 색상에선 거의 차이가 없었다.

농약을 친 딸기는 단맛과 향이 약해지고 신맛이 강해졌다.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농약을 친 딸기는 단맛과 향이 약해지고 신맛이 강해졌다.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소비자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확인

농약을 준 딸기와 주지 않은 딸기의 결정적 차이는 딸기의 외형이 아닌 딸기의 화학적 구성에 있었다.

첫째, 농약을 준 딸기는 자당과 비타민씨 같은 수용성 영양소의 수치가 낮았다.

둘째, 농약을 준 딸기는 설탕이 산화되면서 단맛이 떨어지고 신맛이 강해졌다.

셋째, 농약을 준 딸기는 에스테르, 테르펜 같은 휘발성 화합물 수치가 줄면서 향도 약해졌다.

연구진은 “특히 보스칼리드가 당, 휘발성 화합물, 영양소, 아미노산 생성과 관련한 세포 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 조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밝혀낸 사실은 소비자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확인됐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농약을 뿌리지 않은 유기농 딸기를 선호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21/acs.jafc.2c08157

Insights into the Mechanism of Flavor Loss in Strawberries Induced by Two Fungicides Integrating Transcriptome and Metabolome Analysis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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