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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지구보다 상세한 금성 화산 지도 나왔다

등록 2023-04-04 10:00수정 2023-04-04 13:48

지름이 100km가 넘는 화산도…화산 같은 지형 수십만개 더 있어
8만5천여개의 화산이 표시된 금성 지도. 빨간색은 지름 5~100km(729개), 주황색은 100km 이상(118개), 녹색과 청록색은 5km 이하(8만4172개), 남색은 침하 등으로 변형된 화산(182개), 노란색은 화산 지대(566개)이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제공
8만5천여개의 화산이 표시된 금성 지도. 빨간색은 지름 5~100km(729개), 주황색은 100km 이상(118개), 녹색과 청록색은 5km 이하(8만4172개), 남색은 침하 등으로 변형된 화산(182개), 노란색은 화산 지대(566개)이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제공

1990년대의 마젤란 탐사위성이 보내온 관측 데이터는 금성 표면의 대부분이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됐다는 걸 보여줬다. 미국 페어뱅크스 알래스카대 과학자들은 30년 전의 관측 데이터를 다시 살펴보다가 최근까지도 금성에서 화산 활동이 일어났다는 증거를 발견해 주목을 받았다.

금성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의 화산 수보다 몇배나 많은 화산이 있다. 화산의 크기도 지름 수km에서 수백k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름이 100km가 넘는 화산만 100개가 훨씬 넘는다. 지구에서 이 정도 크기의 화산이 있는 곳은 하와이 빅아일랜드 정도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연구진이 마젤란 탐사위성의 레이더 관측 데이터와 이후 관측 자료를 토대로 금성 표면에 화산이 얼마나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금성 화산 지도를 완성해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저널:행성’(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에 발표했다.

이 지도에는 무려 8만5200여개의 화산이 들어 있다. 연구진은 “화산의 99%는 지름이 5km 이내인 소형 화산”이며 “소형 화산 지형은 방패형, 원뿔형, 돔형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100여개의 작은 화산들이 몰려 있는 ‘화산 지대’가 금성 표면 전역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화산들은 지름 20km 이내로 돔형이나 방패형 모양을 하고 있다.

이번에 작성된 화산 지도는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화산 지도보다 더 종합적인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지구의 경우 육지에 있는 화산만 알지,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 속 화산에 대해선 아직도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과학자들이 지난 1만년 이내에 한 번 이상 분화한 것으로 파악한 지구의 화산은 1500개 정도다. 반면 바다가 없는 금성은 모든 화산이 표면에 노출돼 있어 찾아내기가 훨씬 쉽다.

1990년대만 해도 컴퓨터 성능이 못 미쳐 수작업으로 지도 작성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첨단 지도 작성 소프트웨어로 상세하게 분석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a는 지름 400km의 대형 화산, b는 지름 75km의 중간크기 화산, c는 어떤 이유로 모양이 변형된 중간크기 화산, d는 지름 5km 이하인 소형 화산.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2023)
a는 지름 400km의 대형 화산, b는 지름 75km의 중간크기 화산, c는 어떤 이유로 모양이 변형된 중간크기 화산, d는 지름 5km 이하인 소형 화산.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2023)

2030년대 금성 탐사선에 거는 기대

연구진은 8만5천개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더 많을 것이라며 금성 표면에는 화산처럼 보이는 수십만개의 지질학적 특징이 더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하지만 현재로선 화산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덧붙였다.

공동저자인 레베카 한 연구원은 “마젤란 위성의 관측 데이터에서는 지름 1km 화산이래봤자 불과 7픽셀(화소)이어서 찾기가 어렵다”며 “해상도가 좋아지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나사)와 유럽우주국이 추진하고 있는 2030년대의 금성 탐사에서 바로 그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계획된 금성 탐사 계획은 3개다. 나사의 베리타스(VERITAS)와 다빈치플러스(DAVINCI+), 유럽우주국의 인비전(EnVision)이다.

궤도선인 베리타스와 인비전에는 마젤란보다 10배 이상 선명한 영상레이더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이용하면 두꺼운 구름에 가려져 있는 금성의 지형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다빈치플러스는 아예 궤도를 벗어나 낙하산을 타고 금성 표면으로 내려간다. 다빈치플러스는 2029년, 베리타스는 2032~2034년, 인비전은 2035~2039년에 발사할 계획이다.

공동저자인 폴 번 연구원은 “이들이 보내오는 데이터를 분석하면 더 작은 화산까지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doi: 10.1029/2023JE007753

A Morphological and Spatial Analysis of Volcanoes on Venus.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2023)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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