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무인 달 착륙선 찬드라얀 3호 상상도. 착륙선 비크람과 탐사차 프라그얀으로 구성돼 있다. 인도우주연구기구 제공
인도의 세번째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지구를 출발한 지 40일만인 23일 달 착륙에 나선다. 2019년 달 착륙에 실패한 찬드라얀 2호 이후 4년만의 재도전이기도 하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현재 달 상공 25~134km의 궤도를 돌고 있는 찬드라얀 3호가 이날 오후 5시45분(한국시각 오후 9시15분) 달 남극 착륙을 위한 하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착륙 예정시간은 오후 6시4분(한국시각 오후 9시34분)이다. 인도는 오후 5시20분(한국시각 오후 8시50분)부터 달 착륙 과정을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DLA_64yz8Ss)로 생중계한다.
착륙에 성공할 경우 인도는 미국, 러시아(옛 소련), 중국에 이어 네번째 달 착륙국가가 되며 찬드라얀 3호는 최초의 달 남극 탐사선이 된다.
인도의 달 착륙 시도는 올해 들어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하쿠토-알(4월), 러시아의 루나 25호(8월)가 잇따라 달 착륙에 실패한 뒤 이뤄지는 것이어서 성공 땐 우주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예정지(파란색 점). The Planetary Society
달 남극서 얼음 등 자원 탐사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예정지는 달 남극에서 가까운 남위 69도 지역이다.
달 남극은 우주강국들이 미래 달 기지 건설 후보지로 꼽는 곳이다. 움푹 패인 충돌구가 밀집해 있는 달 남극엔 햇빛이 비치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많아, 달 표면에 증발되지 않은 다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게 1.75톤의 착륙선 비크람과 무게 26kg의 탐사차 프라그얀에는 지진계측기, 레이저 반사판 등 6가지의 과학장비가 탑재돼 있다. 6륜 로봇탐사차인 프라그얀은 착륙 4시간 후 착륙선에서 내려 활동을 시작한다. 14일 동안 태양전지를 동력으로 약 500m를 이동하면서 물 얼음과 헬륨3 등의 자원을 탐사한다.
문제는 달 남극은 지형이 험해 착륙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는 찬드라얀 2호의 실패를 교훈 삼아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소프트웨어도 개선했기 때문에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찬드라얀 3호가 달 궤도에 진입하면서 촬영한 달 표면. 인도우주연구기구 동영상 갈무리
가성비 추구…총 비용 1000억원 밑돌아
찬드라얀 2호를 포함해 앞선 네 차례의 달 착륙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2019년 4월 이스라엘 민간기업 스페이스일, 2023년 4월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은 각각 달 표면을 향해 하강하던 도중 추락했다. 러시아가 47년만에 발사한 달 착륙선 루나 25호는 지난 19일 달 착륙을 시도해보지도 못한 채 궤도를 이탈해 추락하고 말았다.
인도의 우주개발은 저렴한 비용으로 ‘가성비’를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찬드라얀 3호의 총 비용은 7500만달러(950억원)다.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 발사 비용과 큰 차이가 없다.
2008년 찬드라얀 1호(7900만달러), 2014년 화성 궤도선 망갈리안(7400만달러) 발사에도 비슷한 비용이 들었다. 찬드라얀 2호가 98억루피(1600억원)로 가장 많았지만 이는 착륙선과 궤도선을 합친 비용이다.
2007년 일본의 첫 달 탐사 위성 ‘가구야’(4억8천만달러), 같은해 중국의 첫 달 탐사 위성 ‘창어 1호’(1억8700만달러)와 비교하면 가성비를 추구하는 인도 우주개발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찬드라얀 3호는 인도의 세번째 달 탐사선이다. 달 궤도선인 찬드라얀 1호는 2008년 처음으로 달 궤도에서 물 얼음의 존재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 달 착륙선 찬드라얀 3호가 물 얼음을 확인하게 되면 찬드라얀 우주선은 달 궤도와 표면에서 각각 처음으로 물 얼음을 확인한 탐사선이라는 기록을 갖게 된다. 2019년에 발사한 찬드라얀 2호는 달 착륙엔 실패했으나 함께 간 궤도선은 지금도 달 궤도를 돌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