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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존재 가능성’ 품은 이 외계행성에 생명체도 있을까

등록 2023-09-13 10:00수정 2023-09-13 19:01

제임스웹우주망원경, 120광년 거리의 슈퍼지구 관측
대기에서 메탄, 이산화탄소 등 확인…“유망한 환경”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120광년 거리의 외계행성 K2-18b의 대기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발견했다. 별과 K2-18b 사이에 초승달처럼 생긴 천체는 K2-18c를 표시한 것이다. 나사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120광년 거리의 외계행성 K2-18b의 대기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발견했다. 별과 K2-18b 사이에 초승달처럼 생긴 천체는 K2-18c를 표시한 것이다. 나사 제공

과거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자료를 통해 물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슈퍼지구 또는 미니해왕성으로 추정된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발견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는 영국과 미국 천문학자들이 지구에서 120광년 떨어져 있는 사자자리의 외계행성 K2-18b의 대기를 제임스웹망원경을 통해 관측한 결과 메탄,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탄소 함유 분자들의 존재를 확인해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소는 이번 발견은 “이 행성이 수소가 풍부한 대기와 액체 바다로 덮인 표면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의 가설을 뒷받침한다”며 “일부 천문학자들은 이것이 생명체에 대한 증거를 찾는 데 유망한 환경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이런 유형의 행성에 수소와 바다의 합성어인 `하이션'(Hycean)이란 이름을 붙였다. 

K2-18b는 2015년 나사의 케플러우주망원경이 처음 발견했으며 이후 2016~2017년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대기에 물이 있고 행성 표면에 액체 물을 유지할 수 있는 온도가 유지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지름은 지구의 2.6배, 질량은 약 8배로 지구보다 크고 해왕성보다 작은 이 행성은 태양계에는 없는 유형의 행성이다. 적색왜성 K2-18을 거주가능구역인 2300만km 거리에서 33일에 한 번씩 공전하고 있다. 거주가능구역이란 행성의 온도를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게 유지해줄 수 있는 별과 행성의 거리를 말한다. 이 별이 받는 빛의 강도는 지구의 1.28배로 추정된다.

이 별에는 K2-18b 말고도 K2-18c라는 외계행성이 더 있다. 그러나 질량이 지구의 7.5배인 K2-18c는 거주가능구역에 포함되기에는 별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9일에 한 번씩 별을 공전한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분광기를 통해 얻은 K2-18b의 대기 스펙트럼. 나사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분광기를 통해 얻은 K2-18b의 대기 스펙트럼. 나사 제공

생명체에서만 나오는 디메틸황화물 존재 가능성

연구진은 K2-18b의 대기에서 메탄, 이산화탄소와 함께 디메틸황화물(DMS)이라는 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를 발견헸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지구의 경우 생명체에서만 발견된다. 대부분 식물성 플랑크톤 같은 미생물에서 배출된다. 따라서 이 물질의 존재는 이 행성에 생물학적 활동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을 열어둔다. 그러나 아직 K2-18b의 디메틸황화물 존재를 실제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디메틸황화물에 대한 추론은 아직은 덜 강력한 것이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케임브리지대 니쿠 마두수단 교수(천문학)는 “앞으로 제임스웹의 중적외선 분광기(MIRI)를 이용한 추가 관측을 통해 디메틸황화물이 이 행성의 대기에 얼마나 존재하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 행성이 거주가능구역에 있고 탄소 함유 분자가 있다고 해서 이것이 곧바로 생명체의 존재 가능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행성의 크기로 보아 행성 내부에 해왕성처럼 고압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맨틀이 존재하지만 대기와 바다는 더 얇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바다가 너무 뜨거워 생명체가 살 수 없거나 액체 상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 카디프대 수브하지트 사르카르 박사(천체물리학)는 “미니 해왕성같은 이런 종류의 행성은 태양계에는 없지만 은하에는 가장 흔한 유형”이라며 “이번 관측에서 거주가능구역에 있는 미니해왕성에 대한 역대 가장 상세한 스펙트럼을 확보함으로써 대기에 존재하는 분자를 연구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외계행성의 대기 조성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지만, 제임스웹의 강력한 성능 덕분에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하는 순간을 포착해 단 두 번만에 스펙트럼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마두수단 교수는 제임스웹의 한 번 관측은 허블이 8번 관측한 것과 같은 정밀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두수단 교수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거주 가능한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하는 것이며 이번 발견은 그런 행성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유망한 단계”라고 말했다.

손상모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태양계에는 지구와 해왕성 중간쯤 되는 K2-18b와 같은 행성이 없는데, 이번 연구는 이런 종류의 행성은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그리고 지구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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