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본 우리 은하 중심부. 사진에 보이는 영역은 약 50광년 크기이며 약 50만개의 별이 드러나 있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제공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으로 본 우리 은하 중심부의 상세한 모습이 공개됐다.
제임스웹의 근적외선카메라(NIRCam)로 관측해 20일 공개한 사진은 궁수자리C(Sgr C)라고 불리는 별 탄생 지역으로, 은하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인 궁수자리 A*로부터 약 300광년(1광년=9조4600억km) 떨어져 있다. 적외선으로 보면 가시광선으로는 볼 수 없는 우주 먼지 안쪽의 별들까지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제임스웹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는 이 사진에만 약 50만개의 별이 드러나 있다고 밝혔다. 사진에는 적외선-암흑 구름 속에서 모닥불처럼 빛나는 물질을 뿜어내는 원시성단이 보인다. 아직 형성 중에 있는 이 원시성단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30배가 넘는 거대한 원시별이 있다. 원시별들이 출현하고 있는 구름은 밀도가 높아서 제임스웹조차도 그 뒤쪽의 별들에서 뿜어내는 빛을 포착하기가 어려워 적외선 암흑구름으로 나타난다.
우리 은하 중심부의 궁수자리C(Sgr C) 영역만 확대해 본 사진. 주황색 실선은 원시성단, 녹색 점선은 적외선-암흑 구름, 노란색 점선은 이온화된 수소, 빨간색 점선은 아무런 규칙이 없어 보이는 이온 수소 영역 속에서 바늘 모양을 띠고 있는 구조.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5광년 크기의 거대한 수소 이온 영역의 정체는?
사진에는 별밭에 난 구멍처럼 보이는 작은 적외선-암흑 구름이 점점이 흩어져 있다. 미래의 별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청록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암흑 구름의 아래쪽을 둘러싼 이온화된 수소가 대규모로 방출되는 모습이다.
관측팀은 일반적으로 이것은 젊고 거대한 별들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광자가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이렇게 25광년 크기나 되는 거대한 영역에 걸쳐 있는 점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는 나선 모양을 띠고 있는 우리 은하의 중심에서 외곽으로 3분의 2쯤 되는 곳에 있다. 캘리포니아공대 제공/어스스카이
스페인 안달루시아천문연구소의 루벤 페드리아니 연구원은 “은하 중심은 혼잡하고 소란스러운 곳으로 별을 형성하는 가스구름이 바람과 제트, 방사 등 다양한 형태로 주변 가스에 영향을 미친다”며 “제임스웹이 이번 관측을 통해 우리에게 제공한 이 극한 환경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이제 막 파헤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는 폭이 10만광년에 이르는 우리 은하의 중심은 지구에서 약 2만5천광년이나 떨어져 있지만, 제임스웹의 관측력은 이 곳의 별 하나하나까지 연구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