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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식물 광합성’ 사람 쉬는 주말에 64% 더 활발해지는 이유

등록 2023-12-08 09:30수정 2023-12-08 10:11

주말에 대기오염 물질 배출 감소 영향 추정
식물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적어지는 주말에 더 활발히 광합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적어지는 주말에 더 활발히 광합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은 광합성이라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물질, 포도당을 만든다. 광합성을 하기 위한 재료는 주변 환경에서 얻는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땅 속의 물, 그리고 햇빛이 광합성에 필요한 재료다. 광합성의 결과 배출되는 노폐물이 산소다.

생존을 위해 산소를 마시고 에너지 물질(ATP)를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노폐물로 내뿜는 인간과 정반대의 과정이다. 이렇게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시스템이 바로 지구 생태계를 떠받치는 근본 가운데 하나다.

식물에서 광합성이 이뤄지는 곳은 세포 내의 엽록체다. 먼 옛날 숙주 세포에 기생했던 박테리아에 기원을 두고 있는 세포의 에너지 발전소라는 점에서 인체 세포내의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기관이다.

엽록체엔 빨간색과 파란색 빛을 흡수하는 엽록소가 가득 차 있다. 햇빛이 식물에 닿으면 식물은 이 색상을 흡수한다. 그러나 녹색은 흡수하지 않고 반사한다. 대부분의 식물이 녹색을 띠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가 중심이 된 미국 과학자들이 유럽 지역의 식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물들은 주말에 광합성을 더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주말엔 사람과 교통수단 통행량이 적고 사업체도 쉬는 곳이 많아 대기 오염이 낮아지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엽록소는 광합성에 쓰고 난 나머지 빛 에너지는 다시 형광의 형태로 방출한다. 그대로 놔둘 경우 에너지가 과다해져 광합성 시스템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형광이란 빛을 받은 물질이 내는 새로운 빛으로, 빛을 그대로 반사시키는 반사광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받은 빛보다 에너지가 적은 긴 파장의 빛(빨간색)을 낸다.

식물이 광합성 과정에서 내는 형광에는 엽록소 형광(ChlF)과 태양 유도 형광(SIF) 두 종류가 있다. 엽록소 형광은 식물의 광합성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태양 유도 형광은 식물의 광합성 활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쉬는 틈을 타 열심히 에너지 생산

연구진은 공기의 질이 광합성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2017년 발사된 유럽의 지구관측위성 ‘코페르니쿠스 센티넬5P’에 탑재된 분광계 측정 데이터에서 2018~2021년 기간 중 태양 유도 형광 수치를 뽑아냈다.

이어 같은 기간 위성의 대기 오염 측정 자료와 형광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나 연기 같은 대기오염 입자 수치가 낮았을 때 광합성이 활발해진다는 걸 발견했다. 대기오염 입자들은 햇빛이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 식물의 광합성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 지역의 64%에서 주말에 광합성이 더 활발했다. 연구진은 “교통량과 산업 활동이 적은 주말보다 주중에 대기 오염도가 더 높은 뚜렷한 주간 단위의 순환 주기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쉬는 틈을 타 식물들이 더 열심히 일을 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그러나 코로나19 봉쇄 정책이 시행됐던 2020년에는 다른 해보다 대기오염 수치가 크게 감소하면서 주말뿐 아니라 주중에도 똑같이 광합성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수준이 2020년 수준으로 다시 떨어지면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흡수하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연간 4100만톤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또 “대기오염의 감소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며 “대기 질 개선은 사람들의 건강 뿐 아니라 자연 생태계의 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기 오염은 농작물 수확량이 최대 20%까지 감소할 수 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73/pnas.2306507120

The weekly cycle of photosynthesis in Europe reveals the negative impact of particulate pollution on ecosystem productivity.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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