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동물과 포유동물에 모두 존재하는 공통의 비만 조절 유전자가 한인 과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싱턴 메디컬센터의 서재명(36) 연구원은 6일 “초파리의 비만 조절 유전자로 이미 알려진 아디포스(Adp) 유전자가 예쁜꼬마선충이나 쥐에서도 지방 축적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내 비만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저명한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9월호의 표지논문으로 실렸으며, 서씨는 이 논문의 공저자 8명 가운데 제1저자로 참여했다.
초파리의 아디포스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활성이 떨어지면 초파리가 비만해진다는 사실은 1960년대에 이미 밝혀졌는데, 이번 연구는 이 유전자가 다른 동물종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냄으로써 비만이 동물종의 진화 과정에 어떻게 보존돼왔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게 됐다. 서씨는 “동물은 굶주림에 대비해 지방 조직을 키우는 이른바 ‘절약유전자’를 지닌다는 가설이 1960년대 이래 제기됐는데, 아디포스 유전자는 이런 가설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아디포스가 바로 ‘절약유전자’의 일종이라는 얘기다. 그는 “수백만년 동안 인간종의 유전자에 보존된 아디포스의 기능은 굶주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도 여전히 보존돼 이제 비만 문제의 원인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서씨는 또 “이 유전자의 활성이 떨어지면 지방 생성이 촉진되고 활성이 높아지면 체지방 감소가 뚜렷히 나타난다는 사실도 새로 확인했다”며 이 연구결과가 비만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씨는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의 아들이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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