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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백인성 교수 연구팀, 발자국 화석 단서 삼아 습성 연구
공룡들끼리 서로 쫓고 쫓기는 두려운 존재였을 가능성 커
공룡들끼리 서로 쫓고 쫓기는 두려운 존재였을 가능성 커
공룡 발자국 화석들을 단서로 삼아, 백악기 후기 한반도 공룡의 생태 환경과 행동 습성을 복원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허민 전남대 교수와 백인성 부경대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고생물학회지> 최신호에 낸 ‘한반도 수각류 공룡 발자국 형태 연구’ 논문에서 한반도에 살았던 수각류 육식공룡들의 발자국 화석 96점을 분석해 공룡의 발 모양, 걷기와 행동 특성을 추론해냈다. 이들은 “한반도의 수각류 공룡은 대체로 3개의 길다란 발가락을 지녔으며 자주 뒤꿈치를 들고서 걷거나 뛰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뒤꿈치를 들고 다녔다는 사실은 이 공룡들이 편안히 걷기보다는 무언가를 쫓거나 무언가에 쫓겨 발걸음을 재촉했음을 보여준다.
육식공룡들이 무엇이 두려워 뒤꿈치를 들고 다녔을까? 허 교수는 “발자국 형태와 보행폭의 특징으로 볼 때에 화산 폭발이 잦았던 당시 생태 환경이 공룡한테 무척 열악했다고 풀이된다”며 “여수 지역에선 공격 자세의 발자국이 많지만 화순 지역엔 끌려가는 자세의 발자국도 많은데 공룡들끼리 서로 쫒고 쫒기는 두려운 존재였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수각류에 이어 용각류·조각류 공룡의 발자국 화석을 분석하고, 한반도 공룡의 일반적인 걷기와 뛰기 자세, 보행 속도, 당시 생태 환경 등을 추론하는 연구작업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자국 화석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자주 발견되는 공룡 알 화석은 지금까지 52개 정도의 알 둥지에서 모두 390여개가 발견됐으며, 그 길이는 69~180㎜로 다양하고 모양도 타원·반구형과 구형으로 여러가지인 것으로 분류됐다. 오철우 기자
백악기 후기 한반도의 공룡은 뒤꿈치를 들고 걷거나 뛰는 자세의 발자국 화석을 많이 남겼다(그림에서 (a)와 (b)의 모양). 공룡학자들은 이런 발자국은 당시 열악했던 생태 환경을 보여준다고 추정했다. <고생물학회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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