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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암흑에너지 비밀’ 밝혀질까

등록 2007-10-10 19:33

중심의 관찰자는 점점 커지는 우주의 사건 지평선(경계선)을 바라본다. 지평선이 커지며 새로운 영역이 관찰자한테 보인다. 이 영역의 정보는 ‘모르는 상태’에서 ‘특정 상태’로 변하는데, 양자정보이론에선 이를 두고 0과 1이 쓰인 하드디스크 정보가 지워져 무조건 0으로 바뀌듯이 ‘정보가 지워진다’고 표현한다. 이재원 교수 연구팀의 가설은 정보가 소실될 때 에너지가 발생해 우주의 내부 에너지(암흑에너지)가 된다고 본다.
중심의 관찰자는 점점 커지는 우주의 사건 지평선(경계선)을 바라본다. 지평선이 커지며 새로운 영역이 관찰자한테 보인다. 이 영역의 정보는 ‘모르는 상태’에서 ‘특정 상태’로 변하는데, 양자정보이론에선 이를 두고 0과 1이 쓰인 하드디스크 정보가 지워져 무조건 0으로 바뀌듯이 ‘정보가 지워진다’고 표현한다. 이재원 교수 연구팀의 가설은 정보가 소실될 때 에너지가 발생해 우주의 내부 에너지(암흑에너지)가 된다고 본다.
이재원 교수팀, 블랙홀+양자정보이론 적용 새 학설 제시
점점을 찍은 풍선을 한번 불어보자. 풍선이 팽창하면서 점들은 서로 멀어진다. 우리 우주는 이렇게 팽창하는 풍선에 자주 비유된다. 풍선의 점이 멀어지듯이 우주에서 은하들이 점점 서로 멀어지고 있음이 이미 오래전에 관측돼 ‘대폭발(빅뱅) 우주론’의 토대가 된 바 있다. 그래서 우리 우주는 팽창하는 우주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주를 가속 팽창하게 밀어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힘을 일러 과학자들은 ‘암흑에너지’라고 부른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73%를 차지할 정도로 우주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현대 우주론에선 그동안 암흑에너지가 어디에서 생겨나는지에 관해 여러 학설들이 제시됐으나 실제 우주 관측값과 잘 맞지 않거나 복잡해 만족스러운 게 없었다.

최근 국내 우주론 연구자들이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블랙홀이론과 양자정보이론으로 설명하는 새 학설을 내놓아 국제 우주론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고등과학원의 이재원 교수 연구팀은 최근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경계선)에서 물질이 빨려들어갈 때 그 물질 정보가 파괴되면서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사건 지평선에서 일어나는 우주 너머 물질의 정보 소실 때문에 생기는 게 바로 암흑에너지”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우주론과 천체입자물리학〉에 발표됐으며 지난 3일엔 영국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에 ‘블랙홀 우주가 암흑에너지를 설명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로 소개됐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이 가설은 정보가 물질보다 더 근본적인 우주의 본질임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질과 에너지의 있음과 없음을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는 현대 양자이론을 우주를 설명하는 적절한 모형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우주 경계선 너머는 우리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는 공간이지만 물질과 에너지가 생겼다 사라지는 이른바 있음과 없음의 ‘양자요동’이 격렬하게 일어나는 세계다. 그래서 진공조차 사실 요동의 상태다.

이 교수는 “특히 우주 경계선 부근에서 물질과 에너지가 생겼다 사라지는 요동이 일어나다 우연히 물질과 에너지가 우주 중력에 이끌려 들어오게 되는데, 이 과정이 바로 물질 정보의 파괴이며 암흑에너지의 생성을 보여준다”며 “하드디스크의 정보를 지울 때 에너지가 필요하듯이 우주 너머의 정보가 우리 우주로 들어오며 파괴될 때에도 에너지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암흑에너지는 팽창하는 힘이기에 암흑에너지를 얻은 우주는 더욱 팽창하게 되고, 또 팽창하면서 새 에너지를 우주 너머에서 얻게 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런 우주론 모형의 방정식을 만들어 계산했으며, 이 가설의 계산값은 최근에 얻어진 우주 관측값과 상당히 일치했다. 이 교수는 “내년에 유럽우주기구(ESA)가 발사할 우주 관측 위성 ‘플랑크’의 새 관측값을 얻게 되면 이 가설이 정확한지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설은 과연 암흑에너지의 수수께끼를 풀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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