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택환 서울대 교수
현택환 서울대 교수팀, 신 공정 개발 ‘네이처 머티어리얼스’에 발표
평범한 나노입자를 ‘구워’ 값진 나노입자로 바꾸는 나노공정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현택환(사진) 서울대 교수(화학생물공학부) 연구팀은 17일 “흔하지만 쓰임새는 거의 없는 나노입자를 유리 성분인 실리카로 덮은 뒤 섭씨 500~900도로 굽고 나서 실리카 껍질을 벗겨내는 방법으로, 값진 나노입자를 대량으로 만드는 공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공법으로 질병 진단치료용 나노캡슐과 차세대 자기저장매체인 철-백금(FePt) 나노입자를 만들어내어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어리얼스>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새 공법엔 ‘감싸고-굽고-벗기기 공정’이란 이름이 붙었다. 흔하게 만들 수 있지만 쓸모는 없는 산화수산화철 나노입자의 표면을 실리카로 덮어 고열 처리한 다음 실리카를 벗겨냈더니, 애초 나노입자는 산화철 성분으로 바뀌고 안은 텅 빈 구조로 바뀌었다. 속 빈 입자는 항암제를 실어 암세포까지 전하는 나노캡슐로, 자성을 띤 캡슐 껍질은 엠아르아이(MRI) 조영제로 쓸 수 있어 향후 질병의 진단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연구팀은 같은 공정을 써 거의 쓸모 없는 철백금 혼합 나노물질을 자기저장매체로 각광받는 철백금 나노입자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현 교수는 “고열 처리로 강철을 만드는 제철 과정처럼 간단한 아이디어로 쓸모 적은 물질을 값진 물질로 바꾼다는 게 이런 ‘나노 연금술’의 장점”이라며 “다른 물질에도 적용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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