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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볼 수 있으면 만들 수 있다” 원자사진기로 나노소자인화

등록 2008-03-06 21:26

김기범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김기범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볼 수 있는 건 만들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죠. 전자현미경으로 원자 배열을 볼 수 있는 시대이니, 자연의 원자 배열을 그대로 ‘인화’해 나노소자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이죠.”

김기범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의 발상은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기발하고도 대범했다. 전자현미경이나 반도체 사진식각 기술이 따로 발전하고 있었지만, 둘을 결합해 전자현미경을 사진기처럼 활용해 원자 배열을 ‘인화’하겠다는 생각은 엉뚱해보이기도 했다. 그 아이디어가 8년만인 최근에 결실을 맺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6일 “필름 하나로 무한히 많은 사진을 인화하듯이 자연물질의 원자 배열 영상을 ‘사진 원판’처럼 이용해 나노 패턴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나노소자 제작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공정기술이 ‘더 작고, 더 균일하고, 더 값싸게’라는 나노소자 분야의 연구목표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고 김 교수는 기대했다.

‘에이펠’(AIPEL)이란 이름이 붙은 이 공정기술은 낱낱의 원자를 볼 수 있는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을 사진기처럼 활용했다. 얇게 썬 물질을 현미경에 올려놓고 전자를 투과시키면 물질의 독특한 원자 배열이 드러난다. 연구팀은 이렇게 드러난 원자 배열 영상을 인화지 구실을 하는 실리콘 웨이퍼 기판에다 쏘았다. 그런 뒤 기존의 반도체 식각기술을 이용하면 감광 반응을 한 기판에서 나노소자용 패턴을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해서 수~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점, 선, 육각 벌집 모양, 도우넛 같은 갖가지 패턴을 기판 위에 구현했다.

김 교수는 “기존 방식보다 33배 이상 생산성을 높였으며 차세대 나노소자의 핵심기술인 10나노미터 이하의 패턴을 기판에 만드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어리얼스>에 발표됐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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