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씨
고산씨, 교재반출 등 두차례 규정 위반해 교체
교육과기부 “같은 훈련받아 임무수행 문제없어”
교육과기부 “같은 훈련받아 임무수행 문제없어”
한국 최초 탑승 우주인이 이소연(29)씨로 전격 교체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러시아 연방우주청이 지난 7일 고산(31)씨가 두 차례 훈련규정을 위반했다며 탑승 우주인의 변경을 권고해 왔다”며 “이에 따라 우주인관리위원회(위원장 백홍렬 항공우주연구원장)가 오늘 회의를 열어 예비 우주인 이씨를 탑승 우주인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과기부는 “두 우주인의 자격을 바꿔도 그동안 같은 훈련을 받아와 우주임무 수행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씨가 다음달 8일 소유스 우주선에 오르면 한국 최초 우주인의 영광은 여성이 차지하게 된다.
이상목 기초연구국장은 고씨가 지난해 9월 중순 외부 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실수로 자기 짐에 넣어 한국에 보냈다가 걸린 적이 있으며, 지난달 중순엔 자신의 임무와 관련이 없는 교재를 빌려 갖고 있다가 적발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쪽이 사소한 실수나 지시 위반도 우주정거장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철저한 규정 준수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백홍렬 위원장은 “교재 반출이 고씨의 실수로 일어난 일임을 러시아 쪽도 이해했다”며 “두 번째 규정 위반은 고씨가 좀더 임무를 잘 수행하려다 생긴 의욕과잉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보로비예프 러시아연방우주청 언론 담당은 이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 최초 우주인 교체에 대한 모든 정보와 책임은 전적으로 한국 쪽에 있다”며 “러시아는 이에 대해 논박하거나, 부연 설명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셈이지만, 당국은 이씨가 ‘여성 우주인’인 점을 부각해 파장을 줄여 보려는 태도다. 교육과기부는 이씨를 ‘세계 50번째 여성 우주인’으로 내세웠다. 교육과기부가 낸 자료를 보면, 여성 우주인은 1963년 옛소련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 이래 지금까지 49명이 배출됐으며 이씨는 50번째가 된다. 교육과기부 관계자는 “여러 자료를 자체 조사했더니, 귀환하던 콜롬비아호 폭발 때 숨진 이들을 빼면 여성우주인은 49명”이라며 “이씨를 50번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번째’가 공식기록인지 묻는 물음엔 “본래 여성 우주인 공인자료가 없어, 일단 비공식 집계로 봐 달라”며 물러섰다.
이씨가 탈 ‘귀환 캡슐’엔 현재 우주정거장에 제16차 원정대장으로서 머물고 있는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휘트슨(48·생화학 박사)도 탑승할 예정이어서, 이번 귀환은 처음으로 탑승 우주인 세 명 가운데 두 명이 여성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오철우 기자, 모스크바/연합뉴스 cheolwoo@hani.co.kr
오철우 기자, 모스크바/연합뉴스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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