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통제센터 “성공”…36번째 우주인 배출국
국민 관심 등에 업고 우주사업 가속화 전망
“260억 예산낭비 이벤트” 누리꾼 쓴소리도
국민 관심 등에 업고 우주사업 가속화 전망
“260억 예산낭비 이벤트” 누리꾼 쓴소리도
우주인 이소연(30)씨가 탄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8일 국내에선 ‘한국 첫 우주인’의 탄생을 축하하고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행사들이 잇따랐다. 이씨의 우주비행으로 한국은 세계 36번째로 뒤늦게나마 우주인을 배출한 나라에 들면서, 우주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소연씨 마침내 우주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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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적인 발사에 전국 환호
이날 밤 서울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은 서울광장 특별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탄생을 지켜봤다. “10, 9, 8 …” 카운트다운과 함께 오후 8시16분39초 마침내 우주선이 하늘로 떠오르자 큰 함성과 박수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시민들은 ‘발사 성공’이라는 네 글자가 스크린에 새겨지자 다시 한번 안도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역사의 순간을 지켜보려 나왔다는 정정남(52·서울 종로구)씨는 “발사 순간 가슴이 터질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대한민국 국민이 우주에 선다고 생각하니까 그 감동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며 이씨의 무사귀환을 바랐다.
서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발사 순간을 지켜본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의 출발은 우주 선진국을 향한 꿈의 출발, 드림 스타트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은 온 국민의 기쁨이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는 12월이면 우리 손으로 만든 과학기술위성 2호가 발사되고, 2020년에는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도 당당히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들어서게 된다”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현지의 고려인들도 특별한 감회를 나타냈다. 알마티에 사는 김 스베틀라나(67·여)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 출신 여성이 우주로 날아간다는 사실이 같은 핏줄로서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지 신문인 <고려일보> 편집인 남경자(67·여)씨는 “놀랍고 자랑스럽다. 우주 정거장에서 맡은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무사히 귀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우주과학에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환영하면서도 과학적 성과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한 우주과학 교수는 “우주과학에 관심이 커진 건 반갑지만 260억원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인지에 대해 여러 동료 학자들이 회의적으로 생각한다”며 “솔직히 대국민 이벤트 아니냐”고 말했다.
■ 36번째 우주인 배출국
한국 우주인 탄생은 2000년 국가 우주개발 기본계획에 우주인 사업이 처음 담긴 지 8년 만에, 2004년 한국-러시아 합의에 따라 공식 추진된 지 4년 만에 이뤄지게 됐다. 이 사업엔 정부 예산 60억원과 민간 기업이 낸 200억원이 들어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배출사업단(단장 최기혁)은 유인 우주기술 개발과 우주과학의 대중화를 목표로 내걸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06년 우주인 후보 선발 행사 땐 무려 3만6천여명이 지원해 우주인 사업은 국민적 관심사로 발돋움했다. 사업단 쪽은 세밀한 홍보 전략을 통해 우주과학을 대중에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또 지상에선 할 수 없는 여러 무중력(미세중력) 생물·재료 실험을 처음 시도할 수 있는 것도 적잖은 성과로 꼽힌다.
앞으로 우주개발 사업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은 소형 위성발사체가 발사돼 우리나라도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올리는 ‘우주클럽’ 나라에 들게 된다. 2020년 달 탐사 위성 발사 등을 담은 우주개발 계획을 지난해 말 정부 실무위원회가 만들어 발표한 바 있다. 첫 우주인 탄생으로 우주과학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질수록 우주개발 연구 분야와 예산도 확대될 것으로 사업단은 기대한다.
오철우 황춘화 기자, 연합뉴스 cheolwoo@hani.co.kr

8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탑승한 소유스 우주선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발사대를 성공적으로 떠나는 장면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면서 환호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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