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합성한 제올라이트 입자. 모양과 크기가 조금씩 들쭉날쭉하다. 윤경병 서강대 교수 연구팀 제공
이소연씨 우주생활 닷새째…제올라이트 합성
‘1g의 귀한 돌가루’가 우주정거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 우주인 이소연(30)씨는 국제 우주정거장(ISS) 도착 닷새째인 14일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구멍이 숭숭 뚤린 ‘제올라이트’ 돌가루를 무중력(미세중력) 상태에서 합성하는 실험을 해 15일 밤(한국시각) 마칠 예정이라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혔다.
이 돌가루 입자는, 작은 분자는 들락거리지만 큰 분자는 걸러내는 나노 구멍들이 무수히 뚫려 있어 ‘분자 여과막’이나 촉매 등으로 쓰이는데, 지상에선 중력 탓에 합성 순간에 입자의 모양과 크기가 조금씩 들쭉날쭉해진다. 이 실험을 설계한 윤경병 서강대 교수 연구팀의 정낙천 연구원은 “무중력에선 거의 완벽하게 균일한 입자들이 만들어지리라고 기대한다”며 “완벽한 균일성이 확인되면 ‘특정 파장의 빛을 가두는 분자 건축물’을 만드는 데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주정거장에선 섭씨 100도로 가열된 9개 합성용액에서 1g 가량의 제올라이트가 만들어진다.
이날 이씨는 분 단위로 짜인 일정에 따라 우주인 얼굴에 나타나는 붓기 정도를 ‘얼굴 등고선 촬영 장비’로 실측하고, 지구 고층대기에서 순간적으로 치는 거대 번개(‘메가 번개’) 현상을 포착하는 멤스(MEMS) 우주망원경을 작동시키는 임무 등을 했다.
교과부는 “19일 귀환하는 이씨가 과학실험 데이터들을 저장장치(SD메모리)에 담아 지구로 가져올 예정”이라며 “제올라이트 입자, 안구압 측정 데이터가 기록된 종이 등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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