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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통합에 반발

등록 2008-05-28 20:07

생명연, 카이스트와 통합 거부배경
“정당한 절차 없이 밀실 구조개혁”
이공계 오랜 홀대 따른 불만도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원장 이상기)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카이스트-생명연 통합 중재안을 거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과부가 추진하던 ‘출연연 구조개편의 시범사례 만들기’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런 반발은 생명연 원장부터 연구자와 직원까지 ‘카이스트-생명연 통합’ 방안을 거부하면서 정부 정책에 산하 연구기관이 조직적 반발을 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로 비쳐지고 있다. 생명연은 지난달 15일 카이스트가 두 기관의 통합을 제안하고 교과부가 중재한다며 카이스트 쪽의 통합 방안을 제시하자 조직적으로 거부해 왔다. 이처럼 생명연의 ‘강수’를 부른 배경은 무얼까?

28일 생명연과 다른 출연연 연구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생명연의 조직적 반발은 무엇보다 교과부가 개입하면서 카이스트-생명연 통합 추진이 ‘설득’과 ‘절차’를 빠뜨린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된 데 원인이 있다.

유장렬 생명연 선임연구부장은 “대학과 출연연이 연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아무 이유가 없다”며 “다만 여러 협력 연구 방안들을 따져 보고 길을 찾아야지 한 달 남짓 만에 ‘밀실 논의’와 ‘불도저식’으로 두 기관을 통합하려고 몰아가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상철 생명연 연구정책부장은 “산하 기관이라 해도 분명히 잘못된 정부 정책엔 반대하는 게 책임 있는 연구기관이 할 일이라는 게 생명연 내부의 대체적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출연연의 책임연구원은 “생명연과 카이스트 통합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생명연의 반발엔 ‘이공계 출연연은 만만하니까 정권 초기마다 출연연을 가장 먼저 구조개혁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이공계 연구자들의 오랜 불만이 깔려 있다”고 풀이했다. 조성재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회장(표준과학연구원 박사)은 “지금은 정부가 현장 연구자들의 얘기를 먼저 듣는 일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두 기관의 통합은 자율적 협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두 기관의 통합이 대통령의 정책 방향인 ‘대학과 출연연의 연계 강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카이스트 통합론’을 거들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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