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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170여년전 다윈의 항해길 한국 과학자 되짚어간다

등록 2008-06-11 22:09

지질자원연 권영인 박사 9월 말에 탐사 나서
권영인 박사
권영인 박사
국내 지질학자가 진화론의 주창자인 찰스 다윈(1809~1882)의 탄생 200돌을 맞아 다윈이 젊은 시절에 항해했던 뱃길을 따라 항해하는 탐사에 나서기로 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른바 ‘불타는 얼음’이라 하는 해저자원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탐사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권영인 책임연구원이다. 권 박사는 11일 “다윈 탄생 200돌(2009년)을 기념해 9월 말이나 10월 초 미국 동부에서 3.9t짜리 탐사선을 타고 출발해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항해했던 뱃길 일부를 탐사하고서 내년 11월께 여수에 입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를 축하하는 일도 이번 탐사 취지 가운데 하나다.

다윈은 20대 초였던 1831년 자연학자 자격으로 영국 해군의 탐사선 ‘비글호’를 타고 5년 동안 항해하며 지질과 자연을 연구했다. 또 이때의 기록을 바탕으로 1859년에 ‘종의 변이’와 ‘자연선택’의 원리를 뼈대로 한 <종의 기원>을 펴내 진화론을 체계화했다.

권 박사는 이번 탐사에서 남아메리카와 갈라파고스 섬, 남태평양을 거쳐 오스트레일리아를 지나는 항로를 따른다. 아직 구체적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를 거쳐 영국으로 향하는 2차 탐사도 훗날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탐사선 이름도 정해졌다. 두세 명의 탐사팀이 탈 ‘바람호’는 현재 미국에서 건조되고 있다.

그는 다윈의 <종의 기원>은 물론이고 비글호 선장이 쓴 다른 항해기도 꼼꼼히 읽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다윈의 지질학 논문들도 구해 분석 중이다. 그는 “사실 다윈은 생물학자라기보다 지질학자”라며 “다윈의 스승인 라이엘이 지질학자였고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1839)에도 지질학 내용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번 항해에서 그는 다윈의 시대엔 없었던 첨단 관측장비를 들고서 지질자원 탐사와 자연환경 관측도 벌인다. “독일의 관측장비 업체가 후원자로 나서 바닷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최신 장비 두 대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호 관측에도 관심을 쏟는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윈은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지역의 산호들에 관해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며 “그곳에서 다윈이 보았던 것과 오늘날 달라진 모습을 비교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항해를 후원해 줄 개인이나 단체를 찾고 있는 그는 “후원자가 충분히 나서지 않는다 해도 자비를 들여 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상 비용은 총 3억여원. 다윈 탐사 누리집(darwin.or.kr)도 열었다.


오철우 기자, 사진 권영인 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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