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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한국 첫 위성발사’ 한-러 의견차로 또 연기

등록 2008-07-30 18:06수정 2008-07-30 19:31

지난 4월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자체 제작한 소형위성발사체(KSLV-I)의 상단부 부분(길이 7.75m)에 대해, 발사 이후 166㎞ 상공에서 덮개가 잘 펴지는지 등을 살피는 공개시험을 하고 있다.  대전/신소영 기자 <A href="mailto:viator@hani.co.kr">viator@hani.co.kr</A>
지난 4월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자체 제작한 소형위성발사체(KSLV-I)의 상단부 부분(길이 7.75m)에 대해, 발사 이후 166㎞ 상공에서 덮개가 잘 펴지는지 등을 살피는 공개시험을 하고 있다. 대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발사대 완공 늦어져 러시아 1단 로켓 제공 미뤄
올안 힘들듯…“기일 준수보다 검증 우선” 의견도
‘2008년 최대의 과학계 사건’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 최초 소형위성발사체(KSLV-Ⅰ)의 발사 일정이 또다시 늦춰지게 됐다. 2005년 발사 일정이 연기된 이래 세 번째다.

3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교육과학기술부의 얘기를 종합하면, 완공을 앞둔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 건설이 늦어지면서 러시아 쪽이 올해 12월로 예정된 우주발사체의 발사 일정을 늦추자고 정식 제안을 내면서 한국 정부가 발사 일정을 재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우주발사체는 100㎏급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올라가는 길이 33m, 중량 140t의 2단형 로켓으로, 180㎞ 상공까지는 러시아가 제작한 1단 로켓의 추력으로 올라가지만 이후엔 항우연이 개발한 상단부(2단)를 이용해 위성을 상공 300㎞의 임무궤도에 올려놓게 된다. 항우연은 지난 4월 상단부의 제작을 마치고 그동안 발사대의 완공을 서두르며 1단 로켓의 반입을 기다려 왔다.

■ 세번째 발사 연기 왜? 발사 일정이 다시 연기되면 이번이 세번째다. 정부와 항우연은 2002년부터 소형위성발사체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한국과 러시아의 기술협력협정 비준 등 일정이 차질을 빚을 때마다 발사 일정도 2005년에서 2007년으로, 다시 2008년으로 미뤄졌다.

이번 발사 일정 재검토는 우주센터의 발사대 건설이 늦어지면서 비롯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홍열 항우연 원장은 “발사대 시스템엔 연료를 주입하고 빼는 여러 복잡한 장치들이 들어가는데 그 핵심 부품 중 하나가 영하 200도의 초저온 액체산소 연료를 초고압 상태로 다루는 데 쓰는 특수 밸브들”이라며 “쓰촨성 지진 여파로 중국 기업이 이 부품들을 대지 못하면서 발사대 건설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경엔 한·러 과학기술자들 사이에 발사대의 개발·검증 일정을 두고 ‘속도 조절’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중국 지진으로 인한 부품 조달 차질 말고도 여러 복잡한 기술적 문제들이 얽혀 있다”고 전했다. 우주센터 발사대의 건설은 러시아가 제공한 ‘기본설계 자료’(CDP)를 받아 한국(현대중공업)이 세부 설계와 제작을 맡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러시아 과학기술자 100여명이 우주센터에 머물면서 한국 과학기술자들한테 기본설계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들을 조언·협력하고 있다. 다른 교과부 관계자는 “한국 쪽은 빨리 하자는 식이고 러시아 쪽은 다지고 다지면서 가자는 식의 의견 차이가 있다”며 “이런 의견 차이 때문에 러시아가 발사대를 내년 1분기 안에 완공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고 1단 로켓의 제공을 그때까지 미루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일 맞추기’ 식의 추진에 러시아가 제동을 건 셈이다. 사실 러시아는 발사대 시스템의 기본설계를 넘기면서 ‘23개월의 개발 기간’을 제시했으나 한국 쪽은 그동안 ‘17개월 안 완료’를 목표로 빡빡한 일정을 추진해 왔다.

■ “시기보다 발사 성공이 중요” 우주기술을 전해 줄 러시아가 먼저 발사 연기를 제안함에 따라, 우주발사체 사업의 ‘속도 조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들은 “점검위원회를 열어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발사 일정을 조정한 뒤 러시아와 협의해 일정을 다시 맞출 계획”이라며 “발사 연기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일부에선 발사일을 미리 못박지 말자는 견해도 나온다. ‘내년 상반기’처럼 뭉뚱그려 발사 시기를 정하고, 충분한 준비와 검증을 거친 뒤에 구체적 발사일을 정하자는 것이다. 첫번째 발사실험 때엔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에 좀더 신중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백 원장은 “첫 발사 실험이 성공할 확률은 대략 27%로 알려져 있다”며 “항우연은 최선을 다해 발사 일정을 늦추지 말자는 입장이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발사 성공률을 높이자는 견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애초 우주발사체는 한·러 협의에 따라 올해 12월과 내년 9월에 각각 한 차례씩 발사하고 둘 가운데 하나가 실패하면 한 차례 더 발사할 예정이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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