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 이론’ 버그먼 박사
‘끈 이론’ 버그먼 박사
“‘끈’ 직접 볼 수 없지만 관념 아닌 과학적 실체”
‘원자나 쿼크보다도 훨씬 작은 초미시 세계엔 6, 7개 차원이 말린 채 숨어 있다.’ ‘우리 우주는 막처럼 떠도는 여러 평행우주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무엇보다 우주 만물은 끈의 진동이다.’ 공상과학처럼 들리는 얘기들이다.
하지만 엄연한 과학이다. 우주의 모든 물질과 힘은 너무도 서로 달라 보이지만 사실은 한 가지 끈의 여러 진동들일 뿐이라고 보는 ‘끈 이론’은 우주를 하나의 방정식으로 다 설명하겠다는 과학의 야심을 굽히지 않아 주목받아 왔다. 그 야심의 크기만큼이나 난해하기로도 소문난 이론이다. 국내외 끈 이론 연구자들 50여명이 22~26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KIAS)에 모여 ‘끈 이론의 최신 동향’을 주제로 학회를 열고 있다.
지난여름 끈 이론의 후계자 격인 ‘엠(M)이론’ 분야의 오랜 난제를 풀어 세계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국 물리학자 오렌 버그먼 박사(41·사진·이스라엘 기술연구소)를 22일 만났다. 그는 “끈 이론의 끈은 철학적 관념이 아니라, 물리적 실체”라고 거듭 강조했다.
-끈 이론은 미시 세계의 양자이론과 거시 세계의 중력이론을 통합해, 입자부터 우주까지 모든 물질과 힘을 끈의 진동으로 설명한다. 실제로 자연은 하나로 통일돼 있다고 보나?
“과학은 복잡한 자연현상을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는 방정식과 물리법칙을 찾으려 한다. 단순한 설명을 할 수 없다면 그건 자연을 다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측정하고 관측하고 예측하며 잘못된 방정식과 법칙을 고쳐나간다. 지금까지 과학으로 볼 때 자연현상들은 통일돼 있다고 본다.”
-만물의 근원을 ‘입자’로 보는 과학과, ‘끈’으로 보는 과학은 대립하는가?
“끈 이론에선 중력자건 쿼크건 전자건 모두 1차원의 한 가지 끈이 내는 여러 가지 진동들일 뿐이다. 바이얼린의 현이 다른 진동으로 다른 소리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끈 이론은 여러 종류의 입자들을 끈이라는 하나의 물질로 단순화해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방정식도 한 가지다. (미시의 양자 세계에 나타나는) ‘양자중력’을 해명한 건 이런 끈 이론의 보너스다. 끈 이론은 거시와 미시 세계를 통합하는 유일한 과학이론이다.” -원자가 태양계라면 ‘끈’은 나무 크기 정도라고 말한다. 그렇게 작은 끈은 어떤 입자가속기를 써도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끈은 관념인가, 실체인가? “중요한 물음이다. 끈을 직접 볼 방법은 현재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간접 증거를 통해 볼 순 있다. 유럽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 끈 이론이 예측한 초대칭 입자가 발견되거나 (있어야 할 중력이 다른 차원으로 사라지는 현상을 통해) 여분 차원이 발견되면 간접 증거가 된다. 끈 이론이 없는 우주론과 끈 이론이 있는 우주론을 비교해 무엇이 실제에 가까운지 살펴 검증할 수도 있다.” -끈 이론이 보는 우주는 어떤 모습인가? 우주는 ‘끈의 진동이 만드는 교향곡’인가? “고리타분한 얘기 같지만, 나는 우주를 물리 이론과 수학 방정식으로 보는 게 더 편하다. 상상은 위대하고 공상소설은 재미있지만 과학은 법칙을 찾아나선다.” 글·사진 오철우 기자
“끈 이론에선 중력자건 쿼크건 전자건 모두 1차원의 한 가지 끈이 내는 여러 가지 진동들일 뿐이다. 바이얼린의 현이 다른 진동으로 다른 소리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끈 이론은 여러 종류의 입자들을 끈이라는 하나의 물질로 단순화해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방정식도 한 가지다. (미시의 양자 세계에 나타나는) ‘양자중력’을 해명한 건 이런 끈 이론의 보너스다. 끈 이론은 거시와 미시 세계를 통합하는 유일한 과학이론이다.” -원자가 태양계라면 ‘끈’은 나무 크기 정도라고 말한다. 그렇게 작은 끈은 어떤 입자가속기를 써도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끈은 관념인가, 실체인가? “중요한 물음이다. 끈을 직접 볼 방법은 현재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간접 증거를 통해 볼 순 있다. 유럽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 끈 이론이 예측한 초대칭 입자가 발견되거나 (있어야 할 중력이 다른 차원으로 사라지는 현상을 통해) 여분 차원이 발견되면 간접 증거가 된다. 끈 이론이 없는 우주론과 끈 이론이 있는 우주론을 비교해 무엇이 실제에 가까운지 살펴 검증할 수도 있다.” -끈 이론이 보는 우주는 어떤 모습인가? 우주는 ‘끈의 진동이 만드는 교향곡’인가? “고리타분한 얘기 같지만, 나는 우주를 물리 이론과 수학 방정식으로 보는 게 더 편하다. 상상은 위대하고 공상소설은 재미있지만 과학은 법칙을 찾아나선다.” 글·사진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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