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홍길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속씨식물인 벼의 씨앗(쌀)은 쌀눈(배)과 나머지 대부분의 배젖으로 이뤄져 있다. 쌀눈은 배젖을 영양분으로 삼아 자라나 벼가 된다. 벼, 콩, 사과 등 과일과 곡물을 비롯해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이런 속씨식물들은 1억년 훨씬 전에 출현해 지금은 지상 식물계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널리 퍼져 진화에 성공했다. 배와 배젖의 독특한 씨앗 구조가 그 비결로 꼽히고 있다.
이런 속씨식물이 식물의 진화과정에서 출현할 수 있게 한 요인은 무엇일까? 국내 연구진을 중심으로 한 국제 연구팀이 물음을 푸는 데 도움을 줄 단서를 찾아냈다.
남홍길(사진)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22일 “경북대와 영국 레스터대학 연구진과 함께 연구해보니, 속씨식물의 유성생식 과정에서 하나는 배가 되고 하나는 배젖이 되는 ‘쌍둥이 정자’가 나타나는 건 생식세포 안에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 복합체((SCF_FBL17)가 정자의 세포분열을 일으키는 스위치 구실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속씨식물의 중요한 공통점인 ‘쌍둥이 정자’를 만드는 세포분열 스위치를 찾았다는 점에서 속씨식물이 진화과정에서 어떻게 출현했는지 설명하는 단서도 함께 찾은 셈”이라고 말했다.
애기장대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23일치 온라인판에 실린다.
남 교수 연구팀은 1999년과 2005년에 꽃 피는 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와 빛의 양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발견해 3대 과학저널로 꼽히는 <사이언스>, <셀>에 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네이처>에도 논문을 냄으로써 ‘그랜드 슬램’을 이뤘다고 포스텍이 이날 밝혔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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