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교사들, 시설·예산·전문성 부족 등 꼽아
과학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영재교육을 위한 시설과 예산 지원이 부족하고 충분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못하는 현실을 큰 어려움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봉우 단국대 교수(과학교육) 등 연구팀은 과학 영재교육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초·중등 교사 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현장 교사들이 말하는 215가지 어려움 사례들을 분석하는 논문을 국내 학술지 <초등과학교육> 최신호에 발표했다.
논문을 보면, 교사들은 교사 자신의 영재교육 전문성 부족과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 등 교사로서 겪는 어려움들을 가장 많은 128건(59.5%)이나 지적했다. 시설·예산 지원 부족이나 학교장·동료 교사의 이해 부족 같은 환경 탓으로 겪는 어려움은 23.7%(51건)를 차지했고, 학생의 영재성 여부와 열의 부족처럼 학생들한테서 생기는 어려움도 16.7%(36건)에 이르렀다.
교사들은 “영재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방법을 잘 모른다”, “일반 수업을 하면서 영재교육까지 하려니 바쁘고 창의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어렵다”, “다른 학교의 과학실을 빌려 쓰다 보니 충분한 교육을 하기 어렵다” 등 교육 여건의 어려움들을 많이 지적했다.
또 “경시대회 입상 같은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크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영재교육을 상급학교 진학의 발판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문제풀이로 실력을 쌓은 학생이 학원에서 영재로 길러진다” 등 영재교육에 대한 잘못된 인식 탓으로 생기는 어려움들도 털어놓았다.
이 교수는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에서도 영재교육 프로그램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열의도 떨어지는데다 준비된 교사가 부족하고 영재교육에 대한 별도의 지원도 늘지 않아 영재교육의 질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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