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빨갱이’ 잡아라

등록 2008-11-05 20:06

‘빨갱이’ 잡아라
‘빨갱이’ 잡아라
염료감응 태양전지 잇단 성과…고에너지 빨간빛 흡수 관건
“햇빛의 가시광선은 ‘빨주노초파남보’ 파장으로 이뤄졌지요. 이 모든 빛을 전자를 만드는 데 남김없이 활용하는 태양전지야말로 꿈의 태양전지겠지요. 특히 빛의 밀도가 가장 높아 가장 많은 전자를 만들어내는 빨간빛을 잘 잡아내는 태양전지 만들기가 중요합니다.”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닮아 차세대 태양전지로도 불리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연구하는 고재중 고려대 교수(세종캠퍼스 신소재화학과)는 5일 “여러 파장의 햇빛을 잘 흡수해 더 많은 전자를 배출하는 화합물질을 만드는 게 연구자들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이 연구팀은 최근 햇빛에 잘 반응하는 화합물과 준고체의 전해질을 넣어 독자적으로 만든 염료감응 태양전지판으로 세계 수준의 7.31% 효율(광자 100을 받아 전자 7.3개를 생산)을 구현했다. 이런 성과들은 <안게반테 케미> 등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

이 분야에선 여러 색깔을 내면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 전자를 생산하는 물질을 ‘염료’라고 부른다. 식물 엽록소처럼 햇빛에 반응하며 전자를 만드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실리콘 태양전지’ 방식보다 값이 훨씬 싸 차세대 기술로 손꼽혀 왔다. 휘기도 하고 투명해 건물 유리벽으로 쓸 수도 있다. 1991년 스위스 그레첼 박사가 처음 구현했으나 상용화는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당연히 연구자들은 햇빛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화합물 분자를 만드는 데 매진하고 있다. 성분도 중요하지만 색깔도 중요하다. 고 교수는 “흔히 검은색 염료가 빛을 가장 많이 흡수한다지만 그 빛을 전기로 바꾸는 성질까지 지닌 검은 염료를 만드는 일은 쉽잖다”며 “지금까지 우리 연구실에서 100여종 염료를 만들었는데 빛도 잘 흡수하며 전자도 잘 만들어내는 화합물의 색깔은 빨강”이라고 말했다. 그는 “빨강 파장대의 빛을 흡수하는 염료와 파랑 파장대의 빛을 흡수하는 염료를 섞어 쓰는 식의 방법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은 실험실에서 25%, 실제 태양전지판에선 7% 가량까지 구현했으며, 개발 중인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실험실에서 11~12%, 태양전지판에선 5% 수준을 구현하는 상태다.

최근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개발해 발표한 박남규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태양전지연구센터)는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실리콘 태양전지를 다 대체하진 못하더라도 투명하고 여러 색을 내는 장점을 지녀 대형 건물의 유리벽을 태양전지판으로 활용하는 등 여러 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전자통신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 등에서도 한창 연구하고 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

얇은 태양전지의 투명판 안엔 전자를 만들고 전달하고 보충하는 염료와 금속산화물, 전해질 등 세 부분이 궁합을 맞춰 작동한다. ‘염료 화합물’ 분자는 햇빛 에너지를 받을 때 쉽게 들뜨는 전자를 분자 밖으로 배출하는 성질을 지닌다. ‘금속산화물’은 화합물 분자에서 빠져나온 전자를 모아 전류가 흐르는 곳까지 옮기는 구실을 한다. 모인 전자들이 흘러 전기 에너지를 만든다. 이 전자들을 모은 ‘전해질’이 전자를 잃어버린 화합물에 전자를 다시 채워넣는 구실을 한다. 이런 순환을 되풀이하며 햇빛을 전기로 바꾼다.

오철우 기자

<한겨레> 자료사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1.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2.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3.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5.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