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주 고등과학원 교수
박형주 고등과학원 교수
“저도 아직 잘 믿기지 않을 정도이니까요, 다른 수학자들도 다들 들뜬 마음일 겁니다.”
2014년 대회 포기상태였는데
위로모임 하던 중 깜짝 소식 ‘기초과학의 기초’인 수학의 지구촌 최대 축제인 국제수학자대회(ICM)의 2014년 개최지가 지난 19일 국제수학연맹 집행위원회에서 사실상 서울로 결정된 지 이틀이 지난 21일에도 한국유치위원장인 박형주 고등과학원 교수는 이렇게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막판에 유치 경쟁국인 캐나다·브라질이 너무 활발히 움직여 ‘서울이 어렵겠다’고 판단해 19일 밤 ‘위로 모임’을 하던 중에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 중심인 국제수학연맹이 수학의 변방처럼 여겨지던 한국을 대회 개최 단일 후보지로 정한 것 자체가 파격적 결정”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서울 대회 결정이 국내 수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12년 전통의 수학자대회는 수학자들만의 대회가 아니라 개최국의 수학 자존심과 국가 품격을 보여주는 대회”라고 말한다. 사실 이 대회는 국가 지도자들이 수학 거장들과 한자리에서 만나는 대회로도 유명하다. 2002년 중국 대회 때엔 장쩌민 당시 주석이 3시간 넘게 개막식에 참석했고, 2006년 스페인 대회 때엔 국왕이 개막식 사회까지 도맡아 화제가 됐다. ‘수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개최국의 국가원수가 수여하는 것도 특별한 전통이 됐다. 박 교수는 “우리 수학의 위상이 몇 년 새 부쩍 높아졌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2007년엔 한국 수학의 국가등급이 하위권인 ‘그룹Ⅱ’에서 상위권 ‘그룹Ⅳ’로 한꺼번에 뛰어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4년마다 열리는 수학자대회에 강연자로 초청받는 일이 큰 영예인데 한국 수학자들도 2006년 대회 때 처음 3명이 초청받은 데 이어 2010년 인도 대회에서도 지금까지 최소 2명이 초청받았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2014년 대회는 후발국 수학자 1000명을 초청해 색다른 대회로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 개최는 2010년 공식추인 절차를 밟아야 하기에 ‘유치위원회’를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아시아·아프리카 수학자들이 서울 대회에 보낸 기대와 성원을 보면서 ‘후발국과 함께하는 수학자대회’의 사명감을 다시 새겼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위로모임 하던 중 깜짝 소식 ‘기초과학의 기초’인 수학의 지구촌 최대 축제인 국제수학자대회(ICM)의 2014년 개최지가 지난 19일 국제수학연맹 집행위원회에서 사실상 서울로 결정된 지 이틀이 지난 21일에도 한국유치위원장인 박형주 고등과학원 교수는 이렇게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막판에 유치 경쟁국인 캐나다·브라질이 너무 활발히 움직여 ‘서울이 어렵겠다’고 판단해 19일 밤 ‘위로 모임’을 하던 중에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 중심인 국제수학연맹이 수학의 변방처럼 여겨지던 한국을 대회 개최 단일 후보지로 정한 것 자체가 파격적 결정”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서울 대회 결정이 국내 수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12년 전통의 수학자대회는 수학자들만의 대회가 아니라 개최국의 수학 자존심과 국가 품격을 보여주는 대회”라고 말한다. 사실 이 대회는 국가 지도자들이 수학 거장들과 한자리에서 만나는 대회로도 유명하다. 2002년 중국 대회 때엔 장쩌민 당시 주석이 3시간 넘게 개막식에 참석했고, 2006년 스페인 대회 때엔 국왕이 개막식 사회까지 도맡아 화제가 됐다. ‘수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개최국의 국가원수가 수여하는 것도 특별한 전통이 됐다. 박 교수는 “우리 수학의 위상이 몇 년 새 부쩍 높아졌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2007년엔 한국 수학의 국가등급이 하위권인 ‘그룹Ⅱ’에서 상위권 ‘그룹Ⅳ’로 한꺼번에 뛰어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4년마다 열리는 수학자대회에 강연자로 초청받는 일이 큰 영예인데 한국 수학자들도 2006년 대회 때 처음 3명이 초청받은 데 이어 2010년 인도 대회에서도 지금까지 최소 2명이 초청받았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2014년 대회는 후발국 수학자 1000명을 초청해 색다른 대회로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 개최는 2010년 공식추인 절차를 밟아야 하기에 ‘유치위원회’를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아시아·아프리카 수학자들이 서울 대회에 보낸 기대와 성원을 보면서 ‘후발국과 함께하는 수학자대회’의 사명감을 다시 새겼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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