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시험 ‘기술적 이슈’ 발견”
한국 첫 우주발사체로 기록될 나로호의 발사일이 또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단 로켓을 제공하는 러시아 쪽의 사정으로 발사일이 이달 11일로 늦춰진 지 사흘 만에, 러시아 쪽이 4일 사실상 발사 연기를 다시 요청해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러시아 우주개발업체 흐루니체프가 “1단 연소시험은 지난달 30일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시험 결과를 상세 분석하는 과정에서 명확히 해야 할 기술적 이슈가 발견돼 시간이 필요하다”는 문건을 팩시밀리로 한국 쪽에 보내왔다고 밝혔다.
러시아 쪽은 지난달엔 1단의 연소시험 장비에서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문제’가 발견돼 발사일 연기를 요청했으며, 이번엔 ‘기술적 이슈’를 이유로 사실상 발사 연기를 요청했다. ‘기술적 이슈’라는 표현은 ‘기술적 문제’보다 더 모호하고 범위도 커, 발사일이 상당히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교과부 안에서 나오고 있다.
‘기술적 이슈’의 내용과 관련해, 유국희 우주개발과장은 “연소시험 데이터에서 ‘특이 값’이 나왔는데 유의미한 값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을 고려해 분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비공개로 설계·제작·시험해 제공하는 1단 로켓이 한 번도 발사된 적 없는 신형 모델이라는 점이 최근 발사 연기의 배경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에 발사체 생산업체들이 여러 연방국들로 흩어지게 되자 자국 영토에 있는 부품생산업체들만으로 상업용 우주발사체를 자체 개발하는 ‘안가라(Angara) 발사체’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나로호 1단은 안가라 시리즈 중에서 신형 모델을 개량한 것으로, 나로호 발사 때 처음 비행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신형 모델에서 검증되지 않은 새 문제가 불거졌거나 러시아가 신형 모델 검증에 민감한 태도를 취하면서 발사 일정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교과부는 “발사 예비일이 18일까지인 만큼 기한 안에 발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자세한 상황 파악에 나섰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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