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일정 어떻게 되나
압력측정 SW오류…보완에 최대 3일 걸려
26일 넘기면 국제기구 재통보 절차 거쳐야
압력측정 SW오류…보완에 최대 3일 걸려
26일 넘기면 국제기구 재통보 절차 거쳐야
19일 발사 직전에 자동발사 중단 사태를 겪은 위성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20일 오후 발사대에서 내려와 1.5㎞가량 떨어진 조립동으로 다시 돌아갔다. 발사 중지를 일으킨 원인은 비교적 가벼운 소프트웨어 오류로 파악돼, 발사 연기가 오래 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될수록 26일 이전에 발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1단 점검SW에서 오류…3일 안 수정” 전날 갑작스런 발사 중지 사태를 겪은 나로우주센터는 이날 어수선한 분위기를 걷고 한결 정리된 분위기였다. 한·러 기술진 40명으로 이뤄진 비행시험위원회가 전날 밤늦게까지 회의를 열어 자동발사 프로그램에서 발사 중지 명령을 일으킨 원인이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쪽의 문제라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중현 교과부 2차관은 이날 오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동 시퀀스(자동발사 프로그램)가 발사 중지 명령을 내린 이유는 헬륨 고압탱크의 압력을 측정하는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압력 측정 소프트웨어가 실제로는 낮아지지 않은 압력을 낮아졌다고 잘못 인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26일 전 발사 노력…D-2부터 다시” 관심의 초점은 발사 일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 차관은 “소프트웨어 오류는 경미하지만 문제를 보완·수정하는 데 1~3일가량 걸릴 것 같다”며 “발사예비일 기한인 26일을 넘기면 국제기구들에 다시 발사일을 통보해야 하기에 26일 전에 발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사일이 정해지면, 우주센터에선 이틀 전(D-2)부터 정해진 발사 준비 절차를 다시 진행한다. 이에 따라 나로호를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옮겨와 세운 뒤 고정하는 과정과 발사 예행연습을 겸한 현장 점검이 지난 17~18일 때와 같은 순서로 되풀이될 예정이다. 한·러 기술진은 이날 안전한 청정환경에서 소프트웨어 수정 작업을 벌이기 위해, 오후 2시40분께부터 나로호를 발사대에서 내려 조립동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였다.
■ 수많은 시험들, 그러나 실전은 달라 1단 로켓에 연결된 측정 장치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지난달 30일 1단 연소시험 때의 측정센서 오류에 이어 두번째다. 1단 로켓 밖에 있는 측정 소프트웨어이긴 하지만, 비슷하게 1단 측정 과정의 문제들이었다는 점에선 우려도 생긴다. 한 전문가는 “러시아가 차세대 발사체로 개발 중인 ‘안가라’ 로켓은 실제 발사된 적이 없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생기는 것 같다”며 “수많은 시험을 거쳤다 해도 발사대에 세워진 실제 비행모델에선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소프트웨어만의 오류라면 수정하는 일이 어렵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이전을 극히 꺼리는 우주발사체 분야에 나타나는 기술협력의 한계라는 풀이도 있다. 다른 전문가는 “자동발사 소프트웨어를 짤 때 두 나라 사이에 충분한 정보들이 오가지 못한 상황에서 겪는 공동개발의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고흥/김민경, 오철우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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