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발사 감상 포인트
러 제작 1단 성공여부도 관심
“나로호는 자력개발 징검다리”
러 제작 1단 성공여부도 관심
“나로호는 자력개발 징검다리”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첫 발사에서 성공할지 실패할지에 국내외에서 수많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여러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성공이냐. 실패냐’도 중요하지만 ‘첫 발사’의 경험 자체를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나로호는 자력발사의 연습과정” 탁민제 카이스트 교수(항공우주)는 “나로호 발사가 성공해야 우리가 얻을 경험과 기술이 더 크겠지만, 실패도 우리에겐 중요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로호 사업 관계자들 사이에선 나로호를 우주개발의 목표가 아니라 ‘과정’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도 강하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솔직히 나로호는 더 많은 우주기술을 배우기 위한 연습과 훈련 과정”이라고 말했고, 항공우주연구원 쪽도 “나로호는 2018년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Ⅱ) 자력개발로 나아가는 징검다리”로 바라보고 있다.
한·러 합작사업이 이룬 발사 성공의 결실을 우리 것으로 독차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항공우주)는 “발사가 성공해도 한국이 ‘우주발사 자립국’을 뜻하는 이른바 ‘우주클럽’에 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한국 최대 관심사는 2단 로켓” 나로호는 러시아가 제작한 1단과 한국이 제작한 상단(2단)으로 이뤄졌다. 그래서 1단의 성공·실패 자체는 한국 쪽에 큰 의미를 던져주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히려 우리가 만든 2단 로켓이 우주공간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게 현실적인 최대 관심사라는 것이다. 탁 교수는 “고도 300㎞에서 2단이 제대로 점화하고 자세를 잡아 위성을 궤도에 집어넣느냐는, 성공이건 실패건 우리가 이전에 해보지 못한 큰 경험”이라며 “우리의 유도조정 능력을 검증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 ‘안가라 1단 시험대‘ 러 긴장 나로호의 핵심 추진체인 1단은 러시아 기업 흐루니체프가 차세대 발사체로 개발 중인 ‘안가라’의 기본엔진 개량품이다. 그래서 안가라의 첫 시험비행이기도 한 나로호 발사에 러시아도 잔뜩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1단 단계에서 실패하면, 유럽의 아리안 발사체와 경쟁하며 추진해온 안가라 프로젝트의 신뢰도는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주변국의 반응·평가는? 나로호는 북한과 주변국에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북한 외무성은 자신들이 지난 4월 쏜 발사체와 마찬가지로 나로호 발사도 유엔의 제재 대상이 될지 주시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았으며, 일본 언론도 이번 발사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일 발사 중지 때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이 소식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하지만 한국 우주발사 능력이 당장 주변국에 경쟁 대상으로 떠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 관계자도 “한국이 첫 발사체를 쐈지만 1단은 국산화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해, 국제사회 평가가 유보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발사체 자력개발 여부가 더 큰 주목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철우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