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3분36초 ‘분리 신호’ 안떠
발사 4분4초 “분리 성공” 방송
발사 9분 실제 분리신호 포착
발사 1시간 기자회견땐 “함구”
발사 4분4초 “분리 성공” 방송
발사 9분 실제 분리신호 포착
발사 1시간 기자회견땐 “함구”
25일 나로호 발사 당시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MDC) 안 전광판에 ‘위성보호덮개(페어링) 분리 완료’ 신호가 제때 들어오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발사상황관리위원회가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분리 성공’ 사실만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박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발사체계사업단장은 26일 “보호덮개 분리 단계에서 한쪽 덮개가 그대로 붙어 있는 바람에 당시 상황판엔 보호덮개 분리 신호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그때는 ‘분리’를 알리는 방송을 하지 않았으나 발사지휘센터 방송 담당자가 분리된 것으로 착각해 발사 4분4초 뒤 ‘분리’가 이뤄졌다는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 ‘보호덮개 분리’ 신호는 발사 9분 뒤 위성이 분리될 때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 쪽도 보호덮개 분리에 이상이 있음을 발사 직후 알았으나, 발사 1시간 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런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박 단장은 “위성의 목표 궤도 진입 실패에는 다른 변수도 있을 수 있기에,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는 데 시간이 걸려 바로 발표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예정된 비행 단계에서 중요한 이상 징후가 포착된 만큼, 어쨌든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개해야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5일 기자회견에서 궤도 진입 실패의 변수들이 뭔지 묻는 물음에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해야 알 수 있다”고만 답했다.
26일 취재진에 공개된 2단 킥모터 상단에 달렸던 카메라의 전송 촬영 영상에선 보호덮개 분리 단계 뒤에도 그대로 붙어 있던 한쪽 덮개가 위성 분리 단계에서야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한 전문가는 “국민의 관심이 온통 쏠려 있는 상황에서, 고급 정보를 가진 국책기관이 보호덮개 분리 여부가 불확실하면 ‘분리 성공’이라고 발표하지 말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전광판 상황은 한 가지 정보일 뿐이며 다른 무수한 데이터의 분석과 비교해야 최종 확인할 수 있어 당일에는 발표하지 않았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고흥/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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