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향기
고양이에게 ‘강요’란 있을 수 없다. 자신이 필요할 때면 응석을 부리다 내키지 않으면 서슴없이 뒤돌아서는 냉정한 면모가 있기 때문이다. 과연 사람과 고양이 사이에 누가 주도권을 갖고 있는 걸까. 최근 영국 서섹스대 연구진은 고양이가 울음소리로 사람을 조종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양자의 관계를 주도하는 측은 고양이로 나왔다. 연구를 이끈 맥컴 교수는 고양이가 내는 ‘그르렁’ 소리에 숨어있는 소리가 아기 울음소리에 민감한 사람의 감수성을 파고드는 효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맥컴 교수는 “우리가 흔히 만족감의 표현이라고만 생각했던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실제로는 주인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미묘한 역할을 한다”며 “그르렁 소리는 야옹하는 소리보다 더 잘 받아 들여 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배고프지 않을 때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더 저음으로 들린다”며 “고양이들이 자신이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사람에게 확실하게 호소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울음소리의 높낮이와 크기에 따라 사람들이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고양이들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개들도 고양이처럼 사람의 마을을 살필 줄 안다. 개들은 본능적으로 사람의 오른쪽 얼굴을 먼저 처다 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람의 오른쪽 얼굴은 감정이 가장 풍부하게 나타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와 고양이는 사람과의 유대감을 갖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주도권을 누가 갖고 있냐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개가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경향이 있는 반면 고양이는 주인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의도를 따르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과학향기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