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에 충돌체를 쏘아 떨어뜨린 뒤 충돌 여파로 생기는 먼지 구름들을 관측함으로써 달 극지에 있다고 여겨지는 물의 존재와 성분을 관측하려는 ‘엘크로스 프로젝트’의 상상도.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달 극지 충돌 ‘엘크로스 프로젝트’ 어떻게
한국, 애리조나서 충돌 순간 관측
한국, 애리조나서 충돌 순간 관측
과연 달에 물은 얼마나 있을까? 달에서 물의 최대 저장지로 지목되는 극지 지역에다 무게 2.3t짜리 충돌체인 ‘엘크로스’(LCROSS)를 쏘아 떨어뜨린 뒤 충돌 여파로 생기는 거대한 먼지 구름들 속에서 얼음과 물 성분을 관측하려는 미항공우주국(나사)의 달 충돌 시험이 다음달 9일 저녁 8시30분(한국 시각)께 벌어진다. 극지 표토 아래에 상당한 얼음층이 있다면 충돌 때 밖으로 튀어나와 솟구치면서 증발할 테고, 이때 얼음과 물의 양과 화학 성분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사는 충돌 순간의 섬광 장면을 지상에서도 흐릿하게 관측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으나, 우리나라에선 관측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엘크로스 지상관측팀의 일원으로 참여중인 천문연구원 최영준 박사 연구팀은 “우리나라에선 충돌 시각인 8시30분께 달이 지평선에 걸려 관측하기 어렵다”며 “한국 관측팀은 주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천문연의 원격 광학망원경을 통해 충돌 순간을 관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현산천문대에서도 충돌 2시간 뒤에 달 주변에 피어오를 수소 가스와 먼지 구름을 관측해 충돌 에너지가 달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계산할 계획이다.
충돌체는 2.3t 규모로 달 남극권의 ‘케비우스 크레이터’ 지역에 충돌할 예정이다. 추진 로켓과 유도체로 이뤄진 엘크로스는 충돌체를 시속 9000㎞로 크레이터에 부딪히게 한 뒤 대규모 먼지 구름을 뚫고 지나가며 카메라와 분광계로 가시광선과 적외선 파장대를 관측함으로써 여러 물질 성분의 데이터를 얻게 된다. 충돌 예정지는 수소가 많이 관측돼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혀왔다. 미국 허블 우주망원경과 유럽 오딘 위성 등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하와이·애리조나 등 지상 관측소들이 관측 활동에 나선다. 오철우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