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위성 타이탄에 착륙한 탐사선 호이겐스가 15일 보내온 타이탄 표면의 얼음덩어리 사진을 스펙트럼 자료를 근거로 실제에 가깝게 재현했다. 오른쪽 작은 사진에서 5번 얼음덩어리는 너비가 15㎝이고, 240㎝거리에 있는 6번 얼음덩어리는 너비가 13㎝ 크기다. AP 연합
상공엔 메탄 구름층, 젖은 바닥엔 얼음바위
표면은 영하 180℃ 가량
토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에 착륙한 유럽우주국(ESA)의 탐사선 ‘호이겐스’가 자료들을 보내오면서 타이탄의 신비가 한꺼풀 벗겨졌으며, 지구의 생명체 탄생의 실마리도 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꺼풀 벗는 타이탄의 비밀=유럽우주국은 호이겐스가 모선 ‘카시니’에서 분리돼 2시간30분 동안 낙하산을 편 채 하강을 해 한국시각으로 15일 0시20분에서 0시25분 사이 타이탄에 무사히 착륙했으며, 0시25분에 착륙신호를 수신했다고 밝혔다. 호이겐스는 착륙 뒤 곧 작동이 정지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얼음으로 뒤덮인 타이탄 표면을 떠다니며 사진 자료들을 계속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통제센터로 전송했다. 호이겐스가 보내온 자료들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타이탄이 메탄이 풍부한 안개로 뒤덮인 오렌지색 얼음으로 이뤄졌으며 젖은 모래로 이뤄진 강바닥 같은 표면에는 검은 얼음 바위들이 점점이 박혀 있다고 말했다. 호이겐스가 착륙 때 받은 충격량을 측정하기 위해 장착한 장비의 자료를 보면 타이탄 표면은 젖은 모래나 진흙으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이겐스가 전송한 파노라마 사진은 안개 같은 구름이 끼여 있는 해안 지역과 내륙의 나무뿌리처럼 퍼져있는 개울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마틴 토마스코 교수는 “이것은 아마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액체 상태였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울로 보이는 곳의 자갈 크기의 물체들은 물 얼음 덩어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타이탄 대기와 표면의 분자들을 분석하기 위한 질량 분석계는 타이탄 상공 18~20㎞ 지점에 두터운 메탄 구름층이 있으며, 그 밑에는 메탄이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호이겐스의 튜브가 타이탄 표면에 착륙했을 때 열로 달궈진 것은 지표면 물질이 증발하며 더 많은 메탄을 생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이겐스는 커다란 소리를 녹음하고 시속 24㎞의 바람을 측정했으나, 전송장치의 고장으로 받지 못한 자료가 많아 아직 정확한 분석은 되지 않고 있다. 호이겐스의 과제=타이탄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는 표면을 감싸고 있는 메탄의 양으로, 검게 보이는 부분은 액체 메탄 저수지로 생각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또 운석 등이 충돌하면서 타이탄 표면의 물을 액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열을 날려보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타이탄 표면 온도는 현재 영하 180℃다. 태양계 위성 중 유일하게 대기를 갖고 있으며 40억년 전 지구의 원시대기와 유사할 것으로 믿어지는 타이탄에 대한 연구는 지구의 생명체 형성 실마리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발사에서 착륙까지 7년3개월이 걸린 카시니-호이겐스 탐사에는 미국과 유럽,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토성의 고리와 타이탄을 발견한 네덜란드 크리스티안 호이겐스와 다른 4개의 위성을 발견한 프랑스의 장-도미니크 카시니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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