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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눈높이 맞춘 ‘과학 강연’ 뿌리내린다

등록 2010-02-09 19:04수정 2010-02-09 19:09

지난 5일 서울 정독도서관에서 열린 과학강연회 ‘금요일에 과학터치’에서 강연이 끝난 뒤 박일흥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쏟아지는 어린이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해주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정독도서관에서 열린 과학강연회 ‘금요일에 과학터치’에서 강연이 끝난 뒤 박일흥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쏟아지는 어린이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해주고 있다.
반물질? 양성자? 초등생도 어르신도 초롱초롱
‘금요일에 과학터치’ 3년만에 539회 인기몰이
일본서도 벤치마킹…영국선 200년 전통 자랑
“반물질이라는 게 뭐예요?”

“원자에서 전자가 존재하려면 양성자가 있어야 한단다. 이렇듯 모든 물질은 짝을 이뤄야 한다는 것인데, 비유하자면 성환이 네가 존재하려면 반성환이 세상에 있어야 한다는 거지.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거고, 이것을 사실로 증명한다면 노벨상감이란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화동의 정독도서관 3층 대강당에서 초등학생 등 200여명의 청중은 박일흥(53)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초미세전기기계시스템 우주망원경 창의연구단장)의 ‘우주의 끝을 찾아서’ 강연을 듣고 있었다. 우주의 생성(빅뱅)에서부터 팽창설, 은하의 구조와 진화 등 초등학생이 이해하기에 쉽지 않은 강의가 주어진 시간을 넘어 1시간30분 가까이 이어지는데도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박 교수의 입과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청중 사이에는 드문드문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과 중·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중학교 이후면 가장 싫어하는 과목으로 꼽힐 정도로 어렵고 딱딱한 과학을 주제로 하는 강연들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5개 도시에서 여는 ‘금요일에 과학터치’는 2007년 2월 서울역에서 첫 강연을 시작한 이래 5일 현재 539회째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4만6358명(1월15일 집계)의 청중이 강연을 들었으며, 누리집(www.sciencetouch.net)의 지난 강연 보기 코너에도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요일에 과학터치’ 프로그램은 국가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한 결과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일부 강연자들이 고등학교 등에서 초청을 받을 정도로 인기 대중강연이 됐다. 일본대사관에서 이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려고 4차례 참관하기도 했다.

문기호 한국연구재단 정책홍보실장은 “강연이 뿌리를 내린 데는 일선 학교 과학 교사들의 헌신적인 무급 자원봉사가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과학 교사들은 본강연에 앞서 과학실험 등을 하는 도입강연을 맡아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날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강연을 들은 임의순(52)씨는 “아이가 강연을 듣기 시작하면서 부쩍 과학에 관심이 많아지더니, 하버드대학 과학자가 꿈이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독일계 제약회사인 바이엘코리아㈜와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탑스라운드’(www.topsround.com)도 2007년 4월 첫 강연회를 시작한 이래 4년째 월례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과학문화를 진흥한다는 취지로 기획된 모임은 주로 대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사전에 준비한 주제발표와 강사의 강연, 토론 등으로 꾸려진다. 주제는 과학담당 기자 등이 포함된 선정위원회가 신종 플루, 존엄사 등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선정하고 있다. 학생들은 별도의 동아리를 만들어 탑스라운드 진행 등을 맡고 있다.


외국의 대중 과학강연은 영국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1826년 청소년 과학교육을 위해 영국왕립연구소에서 시작한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이 200년 가까이 전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커뮤니케이션협회가 시드니의 한 카페에서 여는 과학강연 ‘선술집에서의 과학’도 1988년 시작한 이래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글·사진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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