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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땅속? 바다밑? CO₂명당을 찾아라

등록 2010-03-16 20:17

이산화탄소(CO₂) 지하 저장 개념도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건식흡수 포집시설 세계 최초 설치했으나 저장기술은 더딘걸음
경상분지 부적합·포항분지 탐사난항…울릉분지 등 대륙붕 기대
* CO₂ : 이산화탄소
지난 12일 경남 하동군 금성면 남부발전 하동화력발전소에서는 이산화탄소(CO₂) 포집 플랜트 준공식이 열렸다. 포집은 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잡아내어 따로 모아내는 공정을 뜻한다.

■ 세계 첫 건식 플랜트 이번에 설치된 이산화탄소 포집 시설은 액체를 이용한 습식흡수제 대신 분말 형태의 건식흡수제를 적용해 효율을 높였다. 건식흡수제를 이용한 실증플랜트가 구축되기는 세계 처음이다. 시설 규모는 0.5㎿급으로, 15층 아파트 한 동(300가구)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사업단은 2015년까지 10㎿급의 실증플랜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동본부에는 500㎿급 발전소 6기가 있다. 그러나 포집 연구를 해온 박상도 이산화탄소 저감 및 처리기술 개발사업단장은 “현재 70% 정도인 탄소 제거율을 실험실에서 실현했던 83% 이상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면서도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저장시설이 없어 다시 놓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백명현 서울대 교수(화학) 연구팀이 지난 14일 이산화탄소만을 골라 포집하는 특수 고분자화합물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는 등 포집기술 연구는 활성화하는 데 비해 저장기술의 걸음은 느리다. 하동발전소의 포집시설도 저장 연구와의 연계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진행됐다. 박상도 단장은 “포집시설을 설치해보겠다는 곳을 우선해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문제는 저장공간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07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 남부 가스전 지대인 오트웨이에서 폐가스전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실증실험에 참여하는 한편, 2008년과 지난해 경상분지와 포항분지를 대상으로 대규모 물리탐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의성과 군위 등 경상분지의 퇴적층을 조사한 결과 공극률이 낮아 파일럿 설치 후보지로 적합하지 않았다. 공극률은 퇴적암에서 입자와 입자 사이에 형성된 공간의 정도를 나타낸다. 지하수와 석유는 대부분 액체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이 암석 입자 사이에 스며 있다. 암석의 공극률이 10~20% 정도는 돼야 그 안에 이산화탄소를 밀어넣을 수 있다. 오트웨이 실험에 참여해온 허대기 지질자원연구원 부장은 “폐가스전은 이미 가스가 배어 있던 암석들이어서, 또 염대수층은 물을 머금고 있는 암석이어서 이산화탄소 저장에 알맞다”고 말했다. 포항분지의 경우 올해 컴퓨터단층촬영처럼 정밀한 3차원 탄성파 탐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환경영향평가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쉽게 진척되지 않고 있다.

■ 대륙붕에서 희망 찾기 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은 대륙붕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가스가 생산되는 고래-V 광구가 있는 울릉분지를 주목한다. 황세호 지하수토양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이곳의 퇴적층과 같은 암석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20년 동안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나서 200년이 지난 뒤 대수층의 물속에 용해되는 양이 42%, 광물과 반응해 침전되는 것이 18%, 암석의 공극 안에 갇히는 것이 12%로, 28%만이 가스 상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이산화탄소 저장에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분지도 연구 대상이다. 석유공사가 최근 시추를 시도했으나 성공 가능성이 낮은 6-Ⅱ광구의 경우 저류층이나 덮개암이 확인되면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박용찬 이산화탄소처분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이산화탄소 저장소와 이산화탄소 배출 시설이 한곳에 있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저렴하게 운송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차선”이라며 “포항제철과 울산석유화학단지를 동해 가스전과 해저파이프로 연결하는 게 한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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