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지영 교수, 김준 연구원.
미 코넬대 이지영 교수, 세포간 이동 사실 첫 규명
캘리포니아대 김준 연구원, 원발섬모 기능 밝혀내
캘리포니아대 김준 연구원, 원발섬모 기능 밝혀내
재미 한국인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가 잇따라 <네이처>에 게재됐다. 미국 코넬대 보이스톰슨연구소의 이지영(사진 왼쪽) 교수는 애기장대 뿌리의 분화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 아르엔에이’(microRNA)가 호르몬이나 단백질, 다른 작은 아르엔에이처럼 식물의 조직 분화 과정에서 세포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전령’ 구실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이크로아르엔에이는 세포 속에 존재하는 여러 작은 아르엔에이의 하나로, 1993년 처음 발견됐다. 마이크로아르엔에이는 세포 속에서 유전자가 과도하거나 부족하게 활동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이동한다는 것이 규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수팀의 연구논문은 지난 22일치 <네이처>에 실렸다. 연구팀은 식물의 뿌리에서 목질부와 물관부가 형성될 때 세포 속 유전자가 발현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는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한쪽에서 활성화된 마이크로아르엔에이들이 다른 쪽으로 옮겨가 다른 유전자들이 발현하도록 작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 박사후과정인 김준(오른쪽) 연구원은 ‘원발섬모’라는 세포소기관의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발굴하고 그 기능을 세포생물학적 방법으로 밝혀내 논문이 <네이처> 15일치에 게재됐다. 섬모는 우리 몸속 세포의 눈썹 같은 존재인데, 일반적인 운동성 섬모는 콧속이나 기관지 점막 등에서 이물질을 외부로 내보내는 등의 기능을 한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 ‘원발섬모’(1차섬모)는 100여년 전에 발견됐음에도 아무런 기능이 밝혀지지 않아 진화의 잔존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최근 원발섬모의 생성이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뇌발달기형, 정신지체, 망막실명, 운동실증, 비만 등의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 연구원은 아르엔에이 간섭을 이용한 고속탐색기술(HTS)을 사용해 사람 유전자 2만여개 가운데 8000여개를 검사했다. 이들 가운데 약 50개의 유전자들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원발섬모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 연구원은 “원발섬모는 세포 외부로부터 각종 신호를 받아들이는 안테나 구실을 한다”며 “연구 결과는 원발섬모 형성 이상을 치료할 약 개발에 유용한 유전자군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