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민감한 ‘변온동물’
생태계 먹이사슬 파괴우려
생태계 먹이사슬 파괴우려
지구온난화로 도마뱀이 멸종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생태·진화생물학과 배리 시너보 교수 등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14일치에 게재한 연구 보고서에서, 먹이사슬의 중요한 고리인 도마뱀이 온난화로 사라지면서 생태계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변온동물인 도마뱀이 기후변화에 특히 민감해, 이미 멕시코에서는 도마뱀의 12%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5%, 2080년까지는 20%의 도마뱀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온이 상승하면 먹이 사냥과 종족 번식에 어려워지는 탓이다. 도마뱀은 햇볕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온은 견디기 힘들어 먹이찾기 등 활동이 위축된다. 또 생식 주기 때 기온이 너무 높으면 먹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개체 재생산도 어려워진다. 도마뱀은 새와 뱀의 먹잇감이자 곤충들의 포식자여서, 급격한 개체수 감소는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 이외의 다른 요소는 배제하고, 온난화와 도마뱀 개체수의 연관관계를 분석했다. 시너보 교수는 “도마뱀 주서식지는 국립공원 등 보호지역에 있기 때문에 서식지 파괴 때문이 아니라 기후변화의 결과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당장 하지 않으면 생물종 전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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