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이안류 발생 시 탈출 경로
해안서 바다쪽으로 흐르는 빠른 해류…이틀 연속 피해에 대책 비상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이 역류하는 파도에 휩쓸려 먼바다로 떠밀려가는 이른바 ‘이안류’(립 커런트) 현상이 이틀 연속 발생해 해양구조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9일 오후 2시10분께 피서객 26명이 이안류에 쓸려 먼바다 쪽으로 100~150여m 밀려나가 부산해경과 119 수상구조대가 구조한 데 이어, 30일 낮 12시10분께에도 20명이 이안류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이안류 피해가 지난해 106명, 2008년 150명, 2007년 100여명 등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국 인명구조협회(USLA)는 “해마다 해난구조 활동의 80%가 이안류와 관련이 있으며 100여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안류는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흐르는 폭이 좁고 물살이 빠른 해류로, 지형과 해상 조건이 어우러져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이다. 주로 경사가 완만해 물결이 부서지는 면적이 넓은 일직선의 해변을 따라 자주 발생하는데, 좁은 수로를 만드는 모래톱이 해안 가까이에 형성돼 있으면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서장원 기상청 해양기상과장은 “파도는 수심이 깊을수록 빠르고 낮을수록 느려지는데 깊은 바다에서 파도가 빠른 속도로 해안을 향해 평행하게 밀려오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 파도가 깨어지면 에너지가 모였다가 수심이 상대적으로 깊은 곳을 통해 먼바다 쪽으로 분출하면서 역류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유상진 해양기상과 사무관은 “바다의 색깔이 확연히 차이가 있는 곳이나 해조류, 부유물질 등이 바다를 향해 일렬로 움직이는 곳 등이 이안류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이라며 “이안류에 휩쓸릴 경우, 빠져나오려고 애쓰지 말고 물결에 몸을 맡겼다가 흐름이 끝나는 지점에서 해안으로 헤엄쳐 나오든지 애초 물살과 수직 방향이나 45도 방향으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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