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쇨러(57)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생의학연구소장
한스 쇨러, 울산과기대 ‘줄기세포센터’ 방문 “공동으로 신약 개발”
“한국에 제 이름을 딴 연구소가 생긴다는 것은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한국 연구원들과 공동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난 13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울산과학기술대(유니스트)에서 열린 ‘한스쉘러 줄기세포연구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한스 쇨러(57·사진)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생의학연구소장은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비용과 시간이 많은 드는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을 생략할 수 있어 신약 개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개교한 울산과기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줄기세포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하고, 쇨러 그룹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연구에 두각을 나타낸 김정범(36)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했다. 또 독일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연구소에 쇨러 이름을 붙였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성숙세포에 몇가지 인자(유전자)를 집어넣어 여러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도록 만든 것으로, 2006년 8월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 연구팀이 처음 개발했다.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분화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난자나 수정란을 쓰지 않아 생명윤리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쇨러 소장은 “많은 연구팀들이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직접 질병을 치료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줄기세포로 특정 질병에 적합한 약물을 찾는 일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쇨러 소장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지냈으며, 독일 정부에서 그의 연구에 한 해 8500만유로(1300억원)를 쏟아부을 만큼 줄기세포 분야 석학으로 꼽힌다. 1989년 그가 찾아낸 유전자(Oct4)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4가지 유전자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김정범 교수 등 그의 연구팀은 이 유전자 하나만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논문이 <셀> 등에 실리기도 했다. 김 교수 외에도 염영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도정태 차의과학대 교수, 고기남 건국대 교수 등이 그의 연구실을 거쳤다.
쇨러 소장은 “성체줄기세포나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나아가 직접 재분화 기술 모두 극복해야 할 근본적 과제들을 안고 있다”며 “줄기세포 치료가 실제 임상에서 실효가 있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황우석 박사팀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황 박사가 연구성과를 내더라도 학술지에 게재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울산과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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