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미성숙 난자 배양시켜”
사상 최초로 생체기능을 수행하는 인공난소가 만들어졌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이 사람의 난소를 구성하는 3가지 세포를 이용해 난소 본연의 기능을 갖춘 인공난소를 발명했다고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 인터넷판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25~46살의 가임여성들로부터 기증받은 난포막세포를 벌집 모양의 조직으로 배양한 뒤, 과립막세포 덩어리와 난모세포를 벌집 구멍으로 주입했다. 과립막세포는 배란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는 세포이며, 난모세포는 난원세포가 세포분열을 끝내고 성장기에 들어가 난자로 발전한다. 며칠 뒤, 난포막세포가 과립막세포와 난모세포를 감싸면서 실제 난소 모양의 3차원 조직이 형성됐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난소는 이어진 임상실험에서 초기단계의 미성숙난자를 수정이 가능한 성숙난자로 키워내는 능력까지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이는 3차원 인공생체조직을 이용해 체외에서 난모세포를 성숙시킨 첫번째 성공사례”라고 밝혔다.
연구팀을 이끈 샌드라 카슨 박사는 “난소를 구성하는 세가지 세포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던 중, 특수 배양접시를 이용해 세포를 3차원의 특정 형태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제프리 모건 박사와의 공동작업으로 인공난소를 개발했다”며 “이는 정말로 너무나 새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건강한 난소의 기능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독성물질이나 화학물질이 난자의 성숙에 끼치는 악영향을 규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난소와 관련된 불임치료는 물론이고, 난소암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미성숙난자를 추출해 냉동보관했다가 나중에 인공난소에서 성숙시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보조생식과 유전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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