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들 사포닌 섭취때
동맥경직도 되레 낮아져
동맥경직도 되레 낮아져
고려인삼이 혈압을 높인다는 속설과 달리 홍삼의 특정 성분이 오히려 동맥의 경직도를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홍삼으로 연구를 해온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블라디미르 벅산 교수 연구팀은 12일 “고려홍삼과 혈압의 관계를 실험한 임상시험에서 홍삼을 섭취한 사람들의 동맥경직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동맥경직도는 혈류량, 혈관의 지름 등과 함께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다. 고려인삼의 효능에 대한 연구는 동물실험 연구가 대다수로 인체 시험을 통해 인삼이 동맥경직도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제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1~39살의 남자 9명과 여자 8명을 대상으로 ‘엔에이치(NH) 한삼인’ 홍삼 분말을 3g씩 먹게 하고 1시간, 2시간, 3시간 뒤에 혈압과 동맥경직도 지수인 ‘파형증가지수’(AI)의 변화를 측정했다. 벅산 교수는 “홍삼의 진세노사이드(사포닌)를 섭취하고 3시간이 지난 그룹의 경우 AI가 4.6%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의학저널 <미국 고혈압학회>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고혈압환자나 고혈압 전 단계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2차 대규모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삼에 포함돼 있는 다당체 성분에 대해서도 실험을 했으나 AI 수치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미경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정상인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AI 수치 감소가 있었기에 환자에게서는 더 뚜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려인삼이 혈압을 높인다는 근거 없는 믿음과 달리 동맥의 경직 정도를 완화시킨다는 사실이 국제 저명 학술지에 소개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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