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망토.
영 연구팀 “메타물질 이용한 빛조작 진전”
영화 <해리포터>의 ‘투명 망토’가 실현될 수 있을까.
영국 연구진이 빛을 조작할 수 있는 메타물질의 기능을 가시광선 영역으로까지 확대하고 더욱 유연하게 개발하는 데 성공해 투명망토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3일 전했다.
메타물질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인간이 볼 수 있는 빛의 파장인 400~700nm(나노미터)보다 훨씬 긴 파장의 영역에서만 ‘빛의 마술’이 가능했다. 게다가 나노기술의 한계 때문에 투과 대상도 대부분 딱딱하고 평평한 표면이었다.
그러나 세인트앤드루스대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해 ‘메타플렉스’로 명명한 실물질은 620nm 파장에서 빛과 상호작용하는데다, 폴리머 박막 필름으로 만들어 매우 유연하다. 기존보다 훨씬 짧은 광파장 안에 메타물질을 촘촘히 채워넣는 나노구조 차원의 초정밀기술 덕분이다. 1nm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물체가 보인다는 것은 빛이 대상에 부딪쳤다가 반사된 것을 감각기관이나 도구가 인지하는 것으로, 색깔은 반사된 빛의 파장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자연상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인 메타물질은 초저주파 전자기장에서 물체 주위의 빛의 흐름을 왜곡하고 산란시켜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 영역을 만들어내는 특성을 지녔다. 마치 시냇물이 바위 주변을 굽이쳐 흐르는 것과도 같다.
메타물질 전문가인 오튄 헤스 박사는 “이번 작업은 여러 면에서 거대한 진전”이라며 “다음 단계는 신물질이 구부려지거나 접힐 때의 광학적 특성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