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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보행자를 위한 자동차가 대세!

등록 2010-11-09 14:20

요즘은 보행자를 위한 자동차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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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자동차와 보행자가 충돌할 때 절대 약자는 보행자다. 하지만 정작 자동차의 안전 기술은 대부분 차 밖의 사람이 아닌 차 안의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를 살 때 차 밖보다는 차 안의 안전함을 따지게 되는 게 사람이고, 물건을 사는 사람의 요구를 따르는 게 기업이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도 차 안의 승차자는 대체로 위치가 고정돼 있는 데 반해 차 밖 보행자는 어디서 부딪힐지(또는 어디로 부딪힐지) 모르기 때문에 더 사고 양태를 예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어느 자동차회사의 광고처럼 모든 운전자는 보행자이기도 하다. 수 년 전부터 보행자의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통안전 연구의 초점이 달라지고 있고, 각국 정부들도 점점 보행자 안전을 위한 까다로운 기준을 자동차회사들에 요구하는 추세다.

자동차회사 입장에서 1차적으로 보행자를 보호하는 방법은 사고 자체가 나지 않도록 운전자를 돕는 것이다. 운전자에게 사고를 내기 쉬운 사각지대를 보여주거나 야간 시야를 확보하도록 돕는 기능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도요타 렉서스의 ‘RX 시리즈’는 와이드 앵글 사이드 모니터가 있어 차량 옆면의 사각지대도 중앙 모니터를 통해 광범위하게 보여준다. 이 모니터는 후진이나 주차를 할 때, 또는 좁은 길을 운전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해준다. BMW는 안전한 야간 운전을 돕는 나이트 비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다른 시스템보다 최대 3배 이상 넓은 36도 광각 렌즈를 장착한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야간에 장애물이나 보행자를 빨리 알아보고 제어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2세대 나이트비전은 열영상 카메라가 사람이나 동물의 열을 감지해 중앙컨트롤 디스플레이에 고화질 동영상으로 보이게 한다. 이 동영상 데이터를 지능형 알고리즘이 분석하다가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전면 유리창에 경고 표시를 내보낸다.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도 적외선 라이트를 이용한 ‘나이트 뷰 어시스트’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밤에 방향지시등을 켜거나 운전대를 돌릴 때 ‘코너링 라이트’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해 회전하려는 방향의 하향등과 전면 안개등이 측면을 비춰주게 한다. 보행자를 보다 빨리 볼 수 있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사고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다음으로 차체 설계나 구조를 개선해 사고가 나도 차에 받힌 사람이 덜 다치게 하는 방법이 있다. GM대우자동차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후드를 친화형 그물망 구조로 만들고 범퍼에는 충격흡수용 폼을 적용했다. 혼다도 이와 비슷한 ‘보행자 상해 경감 바디’ 기술을 개발해 국내에 나온 모든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후드 아래에 충격을 흡수하는 공간을 확보하고 와이퍼나 후드 장착 부위에 사람이 충돌하면 이 부위가 변형되며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로 돼 있다.

1970년대부터 보행자 안전 연구를 진행해 온 폴크스바겐은 몇 겹의 특수 소재 레이어로 구성된 멀티플 레이어 범퍼 기술을 개발했다. 이 범퍼에는 신축성이 뛰어난 크로스 빔이 추가로 들어가 있고, 발포 고무 소재가 별도로 삽입돼 충돌 시 최대한으로 충격을 흡수한다. 또 보행자와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인 ‘콘택트 존’은 각진 부분이 없도록 만들고 충돌하면 최대한 휘어지도록 디자인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코너링 라이트, 포드의 충격을 줄여주는 보닛, 볼보의 보행자 추돌방지시스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코너링 라이트, 포드의 충격을 줄여주는 보닛, 볼보의 보행자 추돌방지시스템

일반적으로 정면에서 차와 충돌한 보행자는 범퍼에 다리를 받히고(1차 충돌) 공중에 떴다가 후드로 떨어지며 2차 충돌을 당한다. 그 뒤 차체의 다른 부분이나 땅바닥으로 떨어지면서 3차 충돌을 겪는다. 이 중 가장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충돌은 강철 부품이 꽉 들어찬 차량 전면부에 머리가 부딪히는 2차 충돌이다. 최근 자동차회사들은 전면부 디자인을 바꾸고 엔진룸을 감싸는 커버 등을 마련해 2차 충돌에서 보행자가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 나온 푸조의 ‘RCZ’는 충돌 시 보닛을 0.1초 안에 55㎜를 올려주는 파이로테크닉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후드에 멀티콘(입체적 구조) 형상을 지닌 골조를 적용해 보행자를 받았을 때 충격 에너지를 골고루 분산시켜 머리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신형(YF) 쏘나타’에 적용했다.

포드는 가족 단위 로봇 모델을 만들어 6세 정도의 유아, 여성, 평균 신장의 남성, 평균 신장 이상의 남성 보행자가 자동차에 받혔을 때 어떻게 다치는지를 알아보는 충돌 시뮬레이션 실험을 했다. 이 같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보행자와 충돌하면 후드를 젖혀 보행자의 머리와 어깨 부분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보닛 △다리와 무릎 부상을 최소화하는 범퍼 △보행자의 무릎 충격을 흡수하고 유리 파편이 다리에 박히지 않는 헤드램프를 개발했다.

한편 볼보가 2011년 상반기(1~6월)에 출시할 예정인 ‘더 올 뉴 볼보 S60’과 ‘볼보 V60’에는 능동형 안전장치가 탑재될 예정이다. 차량 그릴에 포함된 레이더 장치, 백미러 안쪽에 있는 카메라, 중앙통제장치 등으로 구성된 이 보행자 추돌방지시스템은 전방의 물체와 물체까지의 거리를 레이더가 감지하고 그 물체가 어떤 형태인지 카메라가 판단하도록 설계됐다. 이 시스템은 차량이 보행자와 부딪힐 것 같으면 1차적으로 음향과 점멸 램프로 경고를 보낸다. 운전자가 이에 반응하지 못해 충돌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면 차의 제동장치가 자동으로 작동된다. 볼보 측은 “차량이 시속 25km 이하일 때에는 운전자가 보행자 충돌 사고를 피하도록 돕고, 그보다 높은 속도에서는 충돌 때의 속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중국 상하이 엑스포에서 선보인 차세대 친환경차 ‘EN-V’에서 차량 간 교신과 거리측정 센서를 결합한 보행자 보호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컨셉트 카는 보행자가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 신호 등을 감지해 일정 거리 내로 사람이 접근하면 주행 속도를 줄이고 사방을 감시하는 카메라가 보행자 정보를 최종 판단해 충돌을 피하는 적극적인 안전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의 보행자 보호 시스템은 운전자를 돕거나 보행자의 충격을 줄이는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미래 자동차의 보행자 보호 시스템은 차량이 자동으로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장강명 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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