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교수 “이미 얻은 사람이 더 얻을 확률 커…신진에 기회줘야”
장수하면서도 실력을 발휘하는 스포츠 선수와 뛰어난 연구역량을 과시하는 원로 과학자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까?
정우성 포항공대(포스텍)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5일 프로스포츠 선수와 과학 석학들을 대상으로 물리학적 방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두 그룹 모두에게서 성공의 법칙인 ‘마태복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보스턴대의 유진 스탠리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논문은 4일치(현지 시각)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마태복음효과는 경제력이나 사회학적 지위를 얻은 사람이 더 많은 경제력이나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복음서의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구절에서 착안해 처음 사용했다.
연구팀은 1970년대 이후 한국과 미국 프로야구, 미국 프로농구,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 2만여명과 <사이언스> <네이처> <셀> <피직스리뷰레터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등 6대 저널에 실린 논문 저자 4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물질의 성장이나 상전이 현상을 풀이할 때 쓰이는 ‘공간푸아송분포’와 ‘팻 테일’ 함수라는 물리학적 방법이 동원됐다.
연구팀은 장수하면서도 계속 홈런을 잘 치거나 슛 성공률이 높은 선수들과 유명 저널에 계속 논문을 내는 석학들을 대상으로 분석해보니, 초년 시절에 출전기회가 많거나 저널에 자주 논문을 냈던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정우성 교수는 “시간 등 다른 변수들에서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유망한 신진들에게 많은 기회와 투자를 쏟아야 뛰어난 스포츠 선수와 과학자들이 배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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