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에 딸린 전파연구소는 “지난 7일 태양 흑점이 폭발하면서 분출한 코로나(태양풍 입자)가 초당 300㎞ 속도로 지구 쪽으로 날아오고 있다”며 “이게 지구에 도달하는 10일 오후부터 11일 사이에 수분에서 수십분씩 무선통신과 위성방송 등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10일 밝혔다. 전파연구소는 이날 5단계로 돼 있는 ‘태양 활동에 따른 경보 발령 기준’ 가운데 3단계에 해당하는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코로나는 태양 흑점 폭발 때 분출되는 물질로, 강력한 에너지와 태양 자기장을 포함하고 있다. 위성이나 항공기가 코로나에 노출되면 방사능에 피폭된 것과 같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코로나에 포함된 태양 자기장이 지구 자기장과 만날 경우, 전파를 교란시켜 위성항법신호(GPS)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파연구소는 “위성방송 화면이 찌그러지고, 에스케이텔레콤의 2세대 이동전화(셀룰러)와 케이티·엘지유플러스의 개인휴대전화(PCS) 같은 부호분할방식(cdma) 이동전화 단말기의 시간이 틀려지고 통화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은 11년 주기로 활동한다. 한 주기에 300회 정도의 태양 폭발이 일어난다. 이번 주기는 지난해 시작돼 2013년 5월 극대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양 흑점 폭발은 강도에 따라 A·B·C·M·X급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것은 X1.2급이다. 폭발 때 코로나가 분출되면 B나 C급도 피해가 크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B급 폭발이었지만 코로나 분출로 미국의 갤럭시15 위성이 오류를 일으킨 바 있다. X급은 코로나가 분출되지 않아도 발전시설과 인공위성 등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태양 흑점 폭발에 따른 영향은 지역적으로는 북극, 전파 종류로는 군용으로 많이 쓰이는 단파(HF) 통신에서 크다. 전파연구소는 “태양 폭발로 분출된 코로나가 지구에 도착할 시점에는 북극 쪽을 경유하는 항공기는 항로를 저위도로 바꾸고, 군 훈련 때는 군 무전기 대신 다른 통신수단을 쓰도로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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