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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생명은 어디나 있었네’ 1.3km 땅속에 신종 선충

등록 2011-06-03 14:16수정 2011-06-03 15:13

지하 1.3km에서 처음 발견된 다세포 생물체인 선충. 출처/ Nature
지하 1.3km에서 처음 발견된 다세포 생물체인 선충. 출처/ Nature
‘깊은 땅속엔 단세포 생물만 산다’는 통념 깨
금광 지하수 부근, 박테리아 먹는 선충 서식
■ 한겨레 과학 웹진 <사이언스온> 바로가기
산소와 활동공간이 부족하고 온도도 높은 깊고 깊은 지하 세계에는 단세포 미생물만이 살 수 있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이런 일반 예측과 달리, 무려 3.6킬로미터 아래 깊은 땅속에서도 다세포 동물이 살고 있는 게 발견됐다고 과학자들이 최근 발표했다.

벨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와 미국의 생물학자 연구팀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은font color=#006699>“남아프리카의 지표면 깊은 곳에서 사는 선충” <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남아공의 금광 지하 깊은 곳에서 새로운 종의 선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략 0.5밀리미터 길이의 선충인 이 생물체에는 ‘빛을 싫어하는 땅속 세상의 악마’라는 뜻의 학명인 ‘할리케팔로부스 메피스토(Halicephalobus mephisto)’가 붙었다.

깊은 땅속 암석의 틈새에 흐르는 물(fracture water)에서 찾아낸 이 선충은 암석에 붙어 사는 박테리아 덩어리를 먹이로 삼아 생존하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연구팀은 틈새에 흐르는 물을 받아, 물에 섞여 있는 선충, 박테리아와 유전물질 등을 찾아내는 방법을 썼다. 새로운 종으로 판별(동정)된 선충은 1.3킬로미터 아래 섭씨 37도 이상 고온의 암석 틈새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고 네이처 뉴스는 전했다. 연구팀은 신종으로 확인된 것 외에 다른 3종의 선충도 찾아냈는데, 그 중 하나의 디엔에이(DNA)는 지하 3.6킬로미터나 되는 금광 지하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탄소 연대측정 방법으로 분석해보니 신종 선충이 살던 암석 틈새의 물은 무려 3천~1만2천 년 전에 형성된 순환수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신종 선충을 대상으로 지상 실험실에서 실험해보니, 이 선충은 일반적인 선충의 먹이가 아니라 자신이 먹던 지하 박테리아를 주된 먹이로 삼는 것으로 관찰돼 신종 선충이 지하에서 충분하게 작동하는 지하 생태계 안에서 생존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논문 첫 머리에서 요약했다.

지하 생물을 찾아내기 위해 암석 틈새에 흐르는 물을 채취하는 모습. 출처/ G. Borgonie, 과학잡지 The Scientist에서 재인용
지하 생물을 찾아내기 위해 암석 틈새에 흐르는 물을 채취하는 모습. 출처/ G. Borgonie, 과학잡지 The Scientist에서 재인용
“… 우리 데이터는 선충이 온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은 다른 저산소 환경에서도 발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선충들이 틈새 표면에 있는 박테리아 균막을 뜯어먹으며 미생물 개체군의 밀도를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의 연구결과는 이미 알려진 다세포동물의 생물권을 확장시켜주며, 깊은 지하의 생태계가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함을 입증한다. 지구 표면의 깊은 지하에서 다세포 생물이 발견됐다는 것은 또한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에서 표면 아래 생명체를 탐색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논문 요약문에서)

네이처는 이번 연구논문과 관련해 생물체가 지구 어느 곳에나 도처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나타내는 사설까지 실었다. 과학잡지인 <더 사이언티스트>는 지하세계의 다세포 생물 발견에 관한 소식을 보도하면서, “연구자들이 적은 양의 샘플에서 선충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다세포 생물이 다른 곳의 깊은 지하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일원인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라는 다른 연구자의 말을 함께 전했다.

오철우 기자

■ 한겨레 과학 웹진 <사이언스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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