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이사람] “전기 플러그 없는 세상은 가능합니다”

등록 2011-09-23 11:13

후지무라 야스유키(67·니혼대 교수) 박사
후지무라 야스유키(67·니혼대 교수) 박사
‘전기 안쓰는 제품’ 발명가 후지무라 야스유키 박사
‘후쿠시마 원전사고’ 강연차 방한
각종 비전력용품·테마공원 제작
“에너지 욕심이 비극적 현실 불러”
전기 없는 세상. 지난 15일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은 한국인들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하지만 일본 최고의 발명가로 꼽히는 후지무라 야스유키(67·사진·니혼대 교수) 박사의 발명품을 보면 결코 불가능이 아니다. 천식을 앓던 아들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만들고자 발명을 시작한 그는 주로 전기가 필요 없는 가전제품들을 개발해왔다. 방사냉각 원리를 이용한 냉장고, 햇볕에 말려 쓰는 제습기, 태양열 조리기, 태엽을 감아 쓰는 면도기 등등 30가지가 넘는다.

국내 시민환경단체 초청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일본 사회 시스템’에 대해 강연을 하러 16년만에 서울에 온 후지무라 박사를 22일 오후 효자동 한국건강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기 없는 세상’에 대한 꿈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겠다고 결심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세상의 많은 비극은 에너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생긴다’고 믿어온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더했다. 일찌기 그는 이런 비극을 없애기 위해서는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기 없는 세상은 쉽게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전기 없는 세상을 직접 만들어 보이고자 했다. 지난 2000년 봄, 일본 도치키현 나스에 2만5천㎡ 규모의 비전력 테마공원을 만들었다.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기초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36년 동안 1300여개의 발명품을 만든 그의 이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 테마공원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전기 없는 세상을 꿈꾸게 하고, 자신이 발명한 가전제품 제작법도 가르치고 있다. “사람들과 비전력 제품들을 직접 만들면서, 전기를 많이 쓰는 것보다 안 쓰는 것이 더 행복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 경험을 모아 펴낸 <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는 두 달 전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후지무라 박사는 최근 한국의 정전사태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공통점이 많다고 했다. 두 사고 모두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은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더 편리해지기 위해서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돈이나 에너지 없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생각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마침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유엔회의에서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한 가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일본이 당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나의 친구 한국인 여러분, 더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분발해 주세요.”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사진 에너지시민연대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1.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2.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3.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5.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