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아연실색…국가비상센터 긴급출동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 앞 이면도로에서 측정된 방사능 수치가 평균적인 환경 방사선량의 14배~20배에 달했다는 주장이 나와 이 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정부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2일 보도자료를 내어 “노원구 월계동 주택가 지역에 서울 대기 평균 15배에 해당하는 방사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언론이 촬영한 영상만 봐도 위치에 따라 시간당 2000n㏜(나노시버트)가 측정됐고, 시민 제보자가 신고했을 때 최대 시간당 3000n㏜가 나왔다”고 밝혔다. 1일 주민의 신고를 받아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출동해 측정한 결과 시간당 1600n㏜의 방사능이 검출된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환경단체가 밝힌 방사능 수치는 일반 주택가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수준이라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놓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자체 조사 결과, 도로의 오래된 아스팔트 재료에서 방사선량이 높게 나타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자재가 아스팔트 재료로 사용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새로 포장된 도로에서는 정상수치인 시간당 230~300n㏜가 나왔지만 오래된 아스팔트에서는 높은 방사선 수치가 나왔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원자력안전기술원이 2일 오전 현장에 다시 나와 방사능 수치를 측정했다. 측정을 마친 안전기술원의 한 연구원은 “아스팔트 오염으로 인해 방사능 수치가 높게 나왔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아스팔트에서 세슘137 물질이 나왔지만 위험한 물질은 아니고 산업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물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정부가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월계동의 ㅅ초등학교 학생들이 방사능이 노출된 해당 도로를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고, 주민들에게도 지속적인 방사능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월계동 주민 이권호(66)씨는 “방사능 관련 소식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정부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근거를 확실히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언제 깔린 아스팔트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남종영 박태우 기자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남종영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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